엄마표 유아 수학교육 ‘효과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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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사고력이 영재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 수학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사고력을 키워주고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해주는 엄마표 유아 수학교육법을 알아보자.

수학적 개념을 차근차근 깨우쳐주는 동화

황지영(33·여 방배동)씨는 딸 서수민(6)양과 수학동화책을 읽고 퀴즈를 풀면서 수학공부를 한다. 예를 들어 덩치가 커다란 괴물 커플이 결혼식 때 입을 옷과 신발을 사기 위해 발 크기와 키 등을 재보는 이야기를 읽으며 ㎝와 ㎜의 개념을 자연스레 익히는 것. 서로의 키를 직접 재보고 누가 얼마나 큰지 알아보는 독후활동도 잊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연산·공간·도형 등 다양한 수학적 개념이 녹아있어 어려운 수학용어를 동원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며 “동화책을 읽고 나면 퀴즈를 내거나 워크북을 함께 푸는 심화학습을 통해 아이가 내용이나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학동화는 유아의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와 그림으로 개념을 전달, 유아와 초등 수학학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돕는다. 삼성출판사 유선영 차장은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부모가 서두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입학 전 수학동화 전집이나 교양서·단행본 등을 활용해 수학적 원리를 차근차근 깨우치고,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구해 동화 속 내용들을 교과서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면 학습효과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는 사물을 이용해 수학놀이

아이들이 수학의 개념이나 원리를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수학이 가진 추상성 때문이다. 구체적 사물을 활용하면 아이가 느끼는 어려움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사각형’에 대해 알려주려면 종이에 그린 네모보다 아이가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책 같은 물건이 좋다.

김정숙(34·여·목동)씨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해 아들 박재우(6)군과 수학놀이를 한다. 높이와 공간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김씨가 택한 방법은 냉장고 탐험 놀이. 먼저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살펴보고, 스케치북에 냉장고 그림을 그린 뒤 각 칸의 음식을 옮겨 그린다. 김씨는 완성된 그림을 보면서“우유와 귤 중 어떤 게 더 높은 곳에 있지?”라고 묻는다. 박군은 냉장고 안 음식의 높이를 비교하면서 높고 낮음에 대한 개념을 저절로 알게된다. 김씨는 “놀이로 수학을 배운다고 해서 꼭 비싼 수학교구를 구입하거나 방문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목욕을 마치고 체중을 재보거나 주방용 저울을 이용해 식재료의 무게를 맞춰보는 게임, 두께가 다른 동화책들 중 어느 것이 더 두꺼운지를 비교하는 놀이 등을 통해 무게와 부피·넓이·길이 개념을 익힐 수 있다”고 알려줬다.

수학교구·보드게임 하면 학습친화력 높여

아이들의 기호에 맞는 수학교구와 보드게임은 학습 친화력을 높여준다. 수학을 지루한 연산 학습의 반복이 아닌 즐거운 놀이로 느끼게하는 효과가 있다. 친구들과 함께 하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전략을 세우고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가령 '젠가'와 같은 보드게임은 수학적인공간지각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루비큐브'는 규칙성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준다. 세계의 수도를 거치며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부루마블' 게임은 수 개념을 익히고 연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담리즈 수학 기흥보정 센터 이현주 원장은 “교구나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학습은 수학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교구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거나 추상적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이런 학습법은 아이가 처음 수학 공부를 시작할 때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단계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황지영(오른쪽)씨는 딸 정수민양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전, 수학동화책을 함께 읽고 교구를 갖고 놀면서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주고 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 사진=김진원 기자jwbest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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