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에 자동항해술(컴퓨터 내비게이션)이 등장했다.
나사못과 금속막대로 뼈를 붙이는 척추불안증 고정술은 수술 결과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낮은 수술. 최근 인천 I병원에서 척추나사못이 동맥을 뚫어 환자가 사망한 의료사고는 이 수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금까지 보고된 기존 수술방법에 의한 수술후 합병증은 17.8%선. 이중 나사못이 잘못된 위치로 들어간 경우가 5%였고, 2.8%에선 신경다발을 뚫는 심각한 손상을 초래했다.
척추전문인 우리들병원(02-513-8000)의 컴퓨터 수술센터 이호연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영상안내 뇌.척추수술 국제회의' 에 참가, 이 병원에서 시술한 '컴퓨터 자동지표술을 응용한 척추수술' 50례를 발표했다.
이소장은 "지금까지 척추불안증 수술은 육안이나 2차원 영상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의사의 척추 해부에 대한 지식과 수술 경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며 "자동항해술 등장으로 나사못이 잘못 들어갈 수 있는 17.8%의 위험성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컴퓨터 자동항해술은 원래 야간비행을 하면서 적외선을 이용, 폭격 지점을 찾는 군사목적으로 이용되던 기술이다. 의료에는 먼저 뇌종양 수술에 사용됐고, 지금은 척추수술에 응용되고 있다.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환부를 찾으면 수술 오차가 1.3㎜로 줄어든다" 는 것이 이소장의 설명.
컴퓨터 자동지표술은 우선 CT(전산화단층촬영)등으로 찍은 영상을 컴퓨터에 입력, 3차원 영상을 얻은 뒤 적외선을 이용해 위도와 경도로 표시된 병소의 위치를 찾아가는 기법.
적용대상이 되는 질환은 디스크 변성증, 퇴행성 관절염, 요추뼈 전방위증, 척추측만증과 같은 난이도 높은 척추질환이다.
그렇다고 모든 척추수술에 이 기법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2차원 영상으로도 충분히 수술할 수 있는 일명 디스크(추간판탈출증)나 척수 밖에 생긴 척수종양엔 이 컴퓨터내비게이션이 필요없다.
우리들병원 이상호원장은 "미국의 경우 의료소송을 피하기 위해 자동항해술을 이용한 척추수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며 "정확하게 병소에 접근하기 때문에 합병증 예방 뿐 아니라 회복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이라고 말했다.
고종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