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영산강 제일 먼저 살리겠단 꿈 이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22일 광주광역시 승촌동 영산강 6공구 승촌보 건설 현장에서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하나인 ‘영산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이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지역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착공식에서 이 대통령은 “영산강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영산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이 열린 광주 영산강 6공구 서창지구의 전경이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4대 강 중 영산강을 제일 먼저 살려야겠다는 저의 꿈도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 승촌동 영산강 둔치에서 열린 ‘4대 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에 참석해 “1000일 후면 그동안 꿈꿔온 영산강을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희망선포식은 보(洑) 건설 사업의 기공식으로 비슷한 시각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부여군의 금강 둔치에서도 열렸다. 한강과 낙동강 행사는 27일 따로 열린다.

특히 이 대통령이 4대 강 행사 중 호남에서 열린 기공식에 직접 참석한 것을 두고 정치적 선택이란 분석도 뒤따랐다. 이 지역이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이면서도,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선 환영하는 여론이 적잖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방문과 주민들의 환대는 4대 강 살리기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 대통령은 영산강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영산강은 4대 강 중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비용을 들여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시사철 일정한 양의 물이 흐르게 될 것”, “강변을 따라 문화·관광·산업이 활성화돼 골목골목의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기대효과를 상세히 묘사했다. 그러면서 “4대 강 살리기는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해야 될 사업”이라며 “국민의 행복을 위한 미래 사업이 정치 논리로 좌우돼선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까지 예로 들었다. 그는 “청계천 복원을 통해 이미 우리가 체험했듯 4대 강 살리기는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선포식에 앞서 이 대통령은 다른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여기(영산강 기공식에) 와줘 고맙다고 하는데,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며 “(참모들에게) 영산강은 제일 먼저 (살리기를)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이날만큼은 이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 특히 박광태 광주시장은 선포식 인사말에서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한 뒤 “선진일류국가의 성공한 지도자로 남기를 기원드린다”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선포식 전 박 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광주시·전남도의회 의장, 지역 경제인 등 6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서 박 지사는 “논란도 있지만 영산강은 뭔가를 하지 않으면 강으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해상풍력산업 중심지의 전남 유치 ▶광주 연구개발(R&D) 특구 지정 ▶KTX의 무안국제공항 경유 요청 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인기(나주-화순)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선포식에 모두 불참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 마지막에 “오늘 참석해 주시기로 한 이 일대 민주당 의원들은 마음은 (여기에) 있되 몸이 올 수 없는 형편임을 매우 안타까워한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