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공룡 수도권] 악취…교통지옥…유흥업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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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승신(金承信.42)씨의 하루는 짜증의 연속이다.

아침 출근길은 차량과 공단에서 쉴새없이 내뿜어대는 매연과 악취 때문에 숨이 막힌다. 희뿌연 매연이 하늘을 뒤덮어 2~3㎞ 앞조차 보이지 않는다.

또 교통체증 때문에 분통을 터뜨려야 한다. 저녁 퇴근길은 더욱 짜증스럽다. 술집.여관이 밀집한 송도와 부평.주안.간석.동인천 일대의 무질서와 유흥 분위기 때문이다.

◇ 공해에 멍드는 인천〓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천에만 악취예고제가 시행된다. 등록된 공장은 8개 공단에 6천4백여개, 여기에 무허가 공장을 합치면 8천여곳에 이른다.이 중 3천여곳에서 거의 매일 대기공해 물질을 내뿜는다.

연간 질소산화물 2만5천t, 먼지 4천6백여t 등 3만t을 넘어선다. 여기에 차량 5백55만대에서 9만6천t의 배출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1997년6월 시 전역에서 벌어진 악취소동의 주 원인은 공장 매연 탓으로 밝혀졌다.

북성동과 만석동 주민들은 인천항 고철 하역부두에서 발생하는 고철가루때문에 수십년째 고통을 당하고 있다. 당국 대책은 고철에 물을 뿌리는 정도가 고작이다. 이 일대 아파트 단지는 바다가 보이는데도 거의 분양되지않고 헐값에 매매된다.

하천 사정도 마찬가지. 인천의 폐수배출업소는 3천30여개. 하루 7만5천2백㎥씩 쏟아지는 폐수 때문에 인천의 30여개 준용하천은 최하위등급인 5급(BOD 10PPM)수준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 교통지옥〓2백52만 인천시민의 서울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경인국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막히고 경인고속도로는 서울 길목인 부천IC부터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부천IC에서 4㎞ 정도 떨어진 신월IC에서부터 도로가 편도 4차선에서 2차선으로 줄어들면서 병목현상을 빚는 때문이다. 이 구간을 빠져나가는데 만도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출퇴근시간 인천항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시청까지 50㎞ 남짓을 가는데 최소 1시간40분 이상이 소요된다.

경인전철은 지옥철이라 불릴 만큼 출.퇴근길 시간대에 승객들로 미어진다. 주민 강영모(31)씨는 "전동차에서 정원(1백80명)의 2배가 넘는 인파에 떠밀리다 보면 와이셔츠 단추가 떨어져나가기까지 한다" 며 혀를 내둘렀다. 월미도와 강화도 가는 길은 주말마다 서울 차량으로 도로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 유흥업소 확산〓강화.검단은 몰론 최근에는 영흥도 선재도 등 섬지방에도 야산이 깍이며 여관이 들어서고 음식점이 난립하고 있다. 지난 1월에만 관할 옹진군청에 이들 섬 내 여관 신축허가 신청건수가 10건이나 접수됐다. 서울~강화 48번 국도변 야산과 농지 곳곳은 이미 여관과 음식점이 즐비하다.

또 서구 검단동 등 33곳에서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녹지공간 4백60만평이 사라지고 있다.시 계획에 따르면 2011년까지 인천시내 5백30만평의 녹지공간이 더 훼손될 전망이다.

도심 대단위 주거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파트촌인 연수지구와 계산지구 주변에는 이미 여관 술집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다.

연수지구 인근 송도유원지 일대에는 4백여개의 술집과 여관이, 계산지구 인근 상업지역에는 1백여개의 술집과 여관이 들어서 있다. 주민 이경희(李景姬.39.계산지구)씨는 "시청과 구청에 유흥업소 허가제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개선이 안된다" 고 하소연했다.

◇ 쓰레기 더미〓1992년 서구 경서동에 조성된 이후 쌓인 수도권 공동 이용 쓰레기매립지 내 쓰레기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1.37배. 높이가 40m에 달한다. 매년 60~70만대의 쓰레기 차량이 쓰레기를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99년 6백2만7천t) 지금까지 매립된 쓰레기 5천5백만t중 서울이 전체의 67%, 경기 29%, 인천 15%를 차지하고 있다.

토양 오염은 매년 가속화되고 있으며 주민 건강도 이미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건강관리협회 조사결과 직접 피해영향권(반경 2㎞)의 경우 검진자 3천9백명중 49% 가량이 알레르기와 간염 등 유소견자로 판명됐다.

인천〓정영진.엄태민 기자

<시리즈 자문위원>

▶安建爀 교수(서울대.도시설계)

▶元濟戊 교수(한양대.교통)

▶李景宰 교수(서울시립대.환경)

▶金京煥 교수(서강대.도시경제)

▶曺周鉉 교수(건국대.부동산)

▶權寧德 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李海鐘 박사(경기개발연구원)

▶金龍河 박사(인천발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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