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D-26'…전시외 볼거리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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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3회 광주비엔날레 'D - 26' 을 앞둔 광주는 예상보다 조용했다. 다만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인 극락교에 펄럭이는 '2000 광주비엔날레' 깃발이 이 국제 규모의 미술행사가 개막까지 불과 한달 남짓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3회째인데다 총선과 겹쳐 1, 2회때보다 시민들의 관심이 좀 덜하지 않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이사장 차범석)홍보팀은 한달을 남겨두고 본격적인 '바람몰이' 에 돌입했다. 지난달부터 매주 시내 백화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홍보 행사를 벌이고 있으며 최근 인기 방송인 로버트 할리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오광수 전시총감독은 지난달 일본에 다녀온 데 이어 현재 유럽 미술관계자들에게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출장 중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비엔날레 전시관이 있는 중외공원 문화벨트에서 시장.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참가국 46개국의 국기 게양식을 가졌다.

지난 1일부터는 특별전인 '한국 현대미술의 단면' 에 참가하는 일본 작가들을 선두로 작품 설치가 시작됐다.

본전시 설치는 커미셔너들이 도착하는 9일부터 착수한다. 작가들의 행사 보이코트 파문이 일었던 한국관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홍희 커미셔너는 "참여하는 9명 모두 3분의2 이상 작품을 완성했다" 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는 본전시 참가자들의 대다수가 내한할 것으로 알려져 주최측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석원 학예연구실장은 "아시아 미술가들을 대거 기용해 서구중심의 틀을 벗어났다는 점이 광주비엔날레를 차별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주최측이 목표로 하는 관람객 수는 1백만명. 입장료 수익은 약 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0여만명이 다녀간 2회보다 상향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최측은 본전시와 특별전 외에도 다채로운 영상행사로 관람객 동원에 나설 참이다. 영상전 '광주에서 25시간' , 강좌 '영상으로 세상읽기' , 애니메이션 상영회 '보고 읽고 생각하기' 등이 그것이다.

또 본전시 주제인 '인(人)+간(間)' 을 놓고 카트린 미예.린다 블럼버그.강태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토론을 벌이는 국제학술심포지엄도 4월 21일 개최된다.

무등산권 관광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1, 2회때 홍보가 잘 안돼 "비엔날레 말고 광주에 볼 것이 없다" 는 일부의 불만을 감안한 것이다. 5.18묘역에서 출발, 전남 담양의 3승(勝)으로 꼽히는 소쇄원.식영정.환벽당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특히 사적 3백4호로 지정된 민간정원 소쇄원에서는 개막 하루 전인 28일 오후 8시부터 아트선재센터 김선정 부관장이 주관해 내.외국인들이 참석하는 파티를 연다.

3회부터 신설된 '광주비엔날레 서울 프로젝트' 도 눈길을 끈다. 광주로 오는 해외 미술관계자들이 출국하느라 서울로 모이는 것을 겨냥한 기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서울 시내 주요 미술관과 인사동 거리를 순회하고 서울 근교에 있는 작업실을 방문하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방문객들을 위해 미술관.화랑을 중심으로 한 서울권 문화지도도 만들고 있다.

광주〓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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