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파동' 前중수부장 정성진씨 대학총장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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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공직자 재산공개 파동에 휩싸여 사표를 냈던 대검 전 중수부장이 대학총장이 됐다.

학교법인 국민학원(이사장 李賢宰)은 1일 정성진(鄭城鎭.60.법학부 공법학.사진)교수를 제7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鄭총장은 교수 30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8명의 후보 가운데 이사진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았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사시 2회에 합격한 그는 '미래의 검찰총장감' 으로 꼽혔던 엘리트 검사였다.

대검 중수1, 2과장-서울지검 특수부장-제주.대구지검장-대검 총무부장 등을 역임한 특수 수사통으로 동기 중 선두를 달렸다.

문민정부 출범 후 사정의 사령탑인 대검 중수부장에 임명됐지만 1993년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부인이 상속받은 재산 등으로 62억5천8백여만원을 신고하자 여론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조직에 누가 돼선 안된다" 는 마음에서 검찰 선.후배들의 안타까움 속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미 88년 경북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그는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과 일본 게이오(慶應)대에서 객원교수로 학문에 정진했다.

미국 유학시절에는 방 한칸짜리 집에 국산 쏘나타를 몰고 다녔으며, 국내의 친지가 먼길을 찾아와도 수업을 단 한시간도 빠뜨리지 않을 정도로 학업에 열중했다고 한다.

95년 9월 국민대 교수로 초빙된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사법개혁위원.한국형사법학회장도 맡고 있다.

鄭총장은 "검찰 간부에서 교수로, 그리고 다시 총장으로 제3의 인생을 살게 됐다" 며 "총장직을 후학들을 위해 봉사하는 보람된 자리로 알고 매진하겠다" 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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