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창구서 보험상품 취급…'방카슈랑스'시대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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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독일의 알리안츠 금융그룹이 다음달 중 하나은행의 지분 11.4%(1천4백20만주)를 1억5천만달러에 인수한다.

이로써 알리안츠는 알리안츠-제일생명을 통해 갖고 있는 것을 포함, 지분율 12.5%의 최대주주가 된다.

알리안츠는 특히 이번 자본참여 이후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업 취급)전문사와 자본금 3백억원 규모의 투자신탁운용사를 설립함과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손해보험 업무에까지 진출할 예정이어서 금융겸업에 새 바람을 불러올 전망이다.

알리안츠는 세계 70여개국에 1백20개 이상의 자회사와 합작회사를 갖고 있는 금융그룹으로 지난해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백대 기업 중 23위에 랭크된 바 있다.

◇ 외국계 은행 경쟁이 거세진다〓제일은행은 뉴브리지 캐피털이 완전 인수했으며 주택은행은 네덜란드 ING그룹, 국민은행은 골드먼 삭스, 외환은행은 코메르츠방크가 각각 합작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 결과 선진 소매금융 기법을 보유한 외국계 은행은 국내에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추가적인 합작과 자발적인 합병을 통해 제2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마이클 디크만 알리안츠 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번 지분인수는 자산운용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하나은행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생각은 없다" 면서 "사외이사 1명만 한국에 파견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 본격 방카슈랑스 시대 예고〓이번 합작으로 하나은행은 알리안츠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창구로 활용된다.

ING생명은 올 한해 주택은행 지점에 총 30개의 영업점을 설치, 금융 겸업 추세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4일 삼성화재.흥국생명이 조흥은행에 영업점을 개설하면서 시작된 방카슈랑스가 평화.한미.주택 등으로 확산, 영업실적이 의외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 24일 현재▶동양생명(평화은행)이 6개 창구에서 2백79건 수입보험료 2백7만원▶삼성화재(조흥.한미.주택은행)12개 창구에서 39건 5백72만원▶흥국생명(조흥은행)2개 창구에서 16건 60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허의도.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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