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복권 26일 당첨자 11만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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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세청의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 도입 이후 지난 26일 TV를 통해 중계된 첫 복권 당첨자 발표가 전국의 시민들을 '짜릿' 하게 만들었다.

신용카드 사용 기록이 매달 11만여명에게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이 확인된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복권과 달리 1등에서 4등(당첨금:사용자는 1억~5백만원,가맹점은 2천만~50만원)까지는 즉석에서 당첨자 이름(주소는 시.군까지만 표기)이 튀어나와 흥미를 더했다.

시민들은 "이 제도를 통해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돼 자영업자의 세원(稅源)이 노출돼야 한다" 며 "세수가 늘어나면 그동안 억울했던 월급쟁이들의 세율을 정부가 낮춰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이 때문에 근래 드문 '히트행정' 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첫 추첨(1월 사용분)에서 행운을 안은 당첨자는 1~6등까지 모두 11만8천3백26명(1만원 이상 사용자), 당첨금은 17억5천만원이다.

사용자 1등(1억원) 李세미(여.경기도 고양시)씨와 카드가맹점 자영업자 1등(2천만원) 金월자(여.강원도 동해시)씨 등 4등까지 당첨자 36명의 이름은 즉각 TV로 공개됐다. 당첨자들은 신용카드사에서 통보해준다.

발표를 본 주부 김정강(60.서울 송파구)씨는 "천원 단위 사용도 모아서 1만원이 되면 1건의 추첨기회를 자동으로 준다니 모든 구매 때 신용카드를 써보겠다" 고 의욕을 보였다.

신용카드사들도 이 바람에 동참하고 있다. BC카드는 회원이 국세청 추첨에서 1~4등이 안되면 자체추첨을 통해 국세청과 같은 인원을 뽑아 동일한 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추첨으로 최고 3천만원의 상금을 주는 '삼성 럭투유 카드' 를 발매하고, 다이너스카드는 국세청 복권 1등 당첨자가 회원에서 나오면 축하 의미에서 별도 추첨으로 3명을 뽑아 3천만원씩 줄 계획이다.

그러나 행정개혁시민연합 남궁근(南宮槿)정책위원장은 "자영업자의 소득을 카드 사용액으로만 추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며 "특히 상위 당첨자의 신상을 즉각 공개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와 사행심 조장 우려가 있다" 고 지적했다.

한편 국세청은 1~4등 당첨자 36명에 대해 정상적인 신용카드 여부를 조사한다. 위장 가맹업소 명의이거나 사설 카드할인업자(속칭 카드깡업자)로부터 받은 불법.변칙거래 영수증은 당첨이 취소된다.

당첨 여부는 자동안내전화(1544-5555)와 국세청 홈페이지(http://www.nts.go.kr) 등에서 알아볼 수 있다. 2월 사용분에 대한 추첨일은 3월 25일.

이계영.양영유.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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