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 부총재, "공천 바로 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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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사진)부총재가 25일 저녁 공천파동에 대한 지도부 인책론에 가세했다.

일부 지역 공천자 교체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총재단회의에서다.

朴부총재는 이회창 총재를 앞에 두고 "밖에서는 공천 결과가 총재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얘기가 많고, 실제로 그런 오해를 들을 소지가 있다" 고 지적했다.

그러자 배석한 하순봉(河舜鳳)총장이 김영진(金榮珍)의원이 아닌 함종한(咸鍾漢)의원에게 원주 공천이 돌아가게 된 배경을 지역 여론 등을 들어 설명했다.

朴부총재는 "원주 같은 곳이 李총재와 가까운 사람이 공천받았다는 오해를 사는 곳" 이라고 되받아쳤다.

"국민이 봐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 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朴부총재의 비판은 다소 뒤늦은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딸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제기한 인책론은 "더욱 부담스러웠다" 고 한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회의 분위기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朴부총재를 둘러싸고 여러 얘기가 있다.

그는 당 잔류를 선언한 대구.경북지역 공천자모임(23일)과 대구지역 공천자모임(25일)에 불참했다.

당 일각에선 신당 참여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란 얘기까지 나돈다.

그러나 朴부총재는 신당 참여설을 부인했다.

회의 직후 기자와 만난 그는' "나는 강력한 야당을 만드는데 노력해온 사람" 이라며 "지금은 분란을 수습해야 할 때" 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당에 합류할 것이냐" 는 물음엔 가부(可否) 답변 대신 "정치인이 거취를 정할 때는 명분이 있어야 움직이는 것 아니냐" 고만 대답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듯 李총재는 회의가 끝나자 朴부총재를 따로 불러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공천 후유증 수습에 朴부총재가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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