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65억원에 일본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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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태균(27·지바 롯데 머린스)에 이어 이범호(28)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이범호는 19일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3년 최대 5억 엔(약 65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 2년이 보장됐고 성적에 따라 1년 늘어날 수 있다. 계약금 1억5000만 엔, 2년간 연봉은 1억 엔씩이다. 계약이 2012년까지 연장되면 연봉은 1억5000만 엔으로 오른다.

이범호가 이끌어낸 조건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2009년 일본 야구에 데뷔한 외국인 선수 28명 중 연봉 1억 엔 이상을 받은 선수는 케빈 멘치(한신·1억8000만 엔)·댄 존슨(요코하마·1억1000만 엔)·대럴 래스너(라쿠텐·1억 엔) 등 3명뿐이었다. 모두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김태균이 지난 16일 지바 롯데로부터 연봉 1억5000만 엔(3년 최대 7억 엔·약 90억원)을 받았지만 지명도가 조금 떨어지는 이범호는 연봉 7000만 엔 수준의 선수로 평가됐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이범호에게 아낌 없이 투자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준 그의 기량은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범호는 WBC에서 3루수로 나서 타율 0.400, 3홈런, 7타점으로 활약했다.

한화는 이범호를 잡기 위해 4년 총액 40억원 선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50억원 가까운 돈을 베팅했지만 일본 최대의 IT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자금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소프트뱅크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며, 후쿠오카의 야후돔을 홈구장으로 쓴다.

리그 우승 15회, 일본시리즈 4회 우승(1959, 64, 99·2003년)을 차지했다. 2009 시즌에는 퍼시픽리그 3위를 했다.

이범호는 20일 후쿠오카로 건너가 입단식을 치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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