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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3주년] 한인유족들 보상금으로 장학금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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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뉴욕 무역센터 붕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9일 초고층 건물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3년 전 30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장소다. 11일 이곳에선 9.11 테러 3주기 행사가 열린다. [뉴욕=EPA]

숨진 한국인 30명 유족들의 고통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에 다니다 죽은 댄 송의 아버지는 그간의 생활을 묻는 기자의 전화에 “그냥 조용히 살게 내버려 두라”며 수화기를 내려놨다. 그래도 송씨는 한 70대 노부부의 경우에 비하면 나을지 모른다.

이 부부는 아들이 죽은 뒤 미국 여자와 혼인신고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결과 보상금이 한푼도 나오지 않는 바람에 생계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 9·11 희생자에 대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유족들에게 최고 790만 달러, 평균 180만 달러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한인유족회장을 맡고 있는 김평겸(63)씨는 보상금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그의 아들(당시 26세)은 명문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다니다 변을 당했다. 김씨는 아들의 미국 이름을 딴 ‘앤드류김 장학재단’을 만들어 아들이 평소 좋아했던 테니스 유망주들을 지원하고 있다.

크리스티나(당시 26세)를 잃은 육대진(56)씨는 장학기금 10만 달러를 마련해 이번 가을 학기부터 딸이 다닌 애나버 미시간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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