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부는 인터넷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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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브라질 최대도시 사웅파울로 시내 광고판에는 인터넷 업체들의 서비스 요금 인하 뉴스로 가득하다. 아르헨티나와 페루에서는 젊은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터넷 접속 부스 앞에 줄을 선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지니스 위크가 전하는 최근 남미의 풍경들이다. 인터넷에 관한한 신대륙이나 다름없었던 중남미가 인터넷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 높은 열기〓브라질 최대 민간은행인 브란데스코 은행은 온라인 뱅킹 고객만 75만명으로 세계최고를 자랑한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은행들이 비법을 배우기 위해 벤치마킹중이다. 브라질 최대 슈퍼마켓인 파오 데 아쿠카는 사이버 고객만 5만명에 이른다.

브라질 전체 인구의 4%인 6백80만명이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1주 평균 접속시간은 8.2시간으로 미국의 7.1시간을 크게 앞선다. 네티즌의 온라인 쇼핑 비율도 31%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칠레의 국영 구리생산업체인 코델코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온라인 구매를 하고있다.

멕시코도 한해 2백50억달러에 이르는 정부발주공사를 인터넷으로 처리하고 있다.

98년 4백80만명에 불과했던 남미지역의 인터넷 인구는 지난해 8백79만명으로 늘었고, 2003년에는 2천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전자상거래 규모는 80억달러로 예상된다.

◇ 투자 러시〓지난해 8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는 브라질 최대 케이블TV사인 글로보 카보에 1억2천6백만달러를 투자, 이회사 지분 11.5%를 사들였다. 양사는 인터넷 접속을 위한 케이블모뎀 개발에 합의했다.

불과 수주일 후 AT&T는 초고속 인터넷 접속를 전문으로 하는 넷츠스트림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베네수엘라의 시스네로스 그룹에 2억달러를 투자, 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에서의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망 구축에 들어갔다. 스페인의 텔리포티카는 브라질과 멕시코.칠레.페루의 ISP 업체 인수방침을 밝혔다.

야후와 MS.스타미디어.마이애미 비치등 미국 기업들은 인터넷 포탈구축을 위해 이미 수백만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 전망〓이 지역의 신용카드 이용인구가 전체의 1%선에 못미칠 정도로 적어 신용카드 결제를 기본으로 하는 전자상거래가 확산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무선인터넷 접속기술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비자인터내셔널 등 일부 업체들은 온라인에서 신용카드를 대신할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무선 인터넷 접속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남미의 인터넷 시장 잠재력은 여전히 무한하다고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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