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km속구 안타치기 이론상 불가능"-예일대 물리학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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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시속 1백45㎞짜리 직구를 안타로 쳐내는 것은 기적이다. "

예일대 물리학교수 로버트 어데어가 지난 20일 미국과학발전협회에 보고한 내용이다.

타자가 투수의 공을 보며 스윙을 해 배트의 중심에 정확히 맞히기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도 짧기 때문이다.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던진 1백45㎞짜리 직구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0초4.

타자의 눈이 공을 보고 속도와 방향을 뇌에 전달하는데 0초1 걸린다. 이 0초1 사이에 공은 4.27m나 이동한다.

타자는 이제 스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때 걸리는 시간이 0초025. 타자가 이 공을 때려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치자. 타자의 뇌가 스윙높이와'끌어칠지 밀어칠지 등의 ' 스윙패턴을 결정하는데 또 0초1이 소비된다.

그러면 이미 0초225가 지났고 이때 공은 홈플레이트에서 불과 7.62m 전방에 와있다.

스윙의 첫 단계인 디딤발에 신호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0초015. 따라서 이미 0초24가 지나게 되고 남은 시간은 0초16. 방망이가 궤적을 그리는 스윙시간이 0초15이므로 공과 배트는 마지막 0초01 동안 만나게 된다.

이 0초01 동안 공의 중심부인 0.3㎝에 정확히 맞힌다는 것은 인간의 능력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결국 공을 '보고' 때리라는 것은 말이 안되고 '느끼고' 때리라고 가르쳐야 맞는 말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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