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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하는 PK] 재공천 '직언'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부산 영도)의원은 22일 오후 급히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회창 총재를 만나 '흉흉한' 부산.경남(PK)민심을 전하고 일부 공천을 재검토하라는 용단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21일 권철현(權哲賢.사상)의원도 같은 이유로 李총재와 독대했다. 李총재계인 權의원은 "당이 공천 재심은 없다고 발표한 이후 상황이 더 나빠졌다" 고 걱정했다.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 PK 현역 의원들이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반(反)한나라' 정서가 지역구에 급속히 형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서구에 이상열(李相烈)전 연청(聯靑)지부장이 공천된 게 결정적이다. 연청은 야당시절 DJ의 외곽 청년조직으로, DJ 장남 김홍일(金弘一.민주당)의원이 주도해왔다.

박종웅(朴鍾雄.사하을)의원은 "만나는 사람마다 '공천 와 그렇게 했노' 라고 분노한다" 고 전했다. 정형근(鄭亨根.북-강서갑)의원은 "이대로 갈 경우 정말 큰 일 난다" 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같은 기류가 YS의 신당 가세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광일(金光一)전 청와대 비서실장, 무소속의 강경식(姜慶植.동래을)의원, 문정수(文正秀)전 부산시장이 신당에 참여할 경우 반 DJ 정서가 강한 이 지역에서 야당으로서 한나라당의 비교우위는 사라진다는 것.

YS 측근 의원은 "이 경우 1~2명을 제외하고 현역 의원 대부분이 YS에게 모일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의원들은 사태수습에 분주하다.

19일에는 부산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유흥수(柳興洙.수영)의원이, 21일에는 경남 의원을 대표해 김용갑(金容甲.밀양)의원이 공천 재검토를 요구했다.

당 부산시지부는 서구 공천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올렸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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