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세계기왕전] 유창혁 "이번엔 실수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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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한국의 유창혁9단과 중국의 위빈(兪斌)9단이 5번기로 대결하는 제4회LG배세계기왕전 결승전이 오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막된다.

우승상금 2억원이 걸려 있는 이 대회의 준결승에서 유창혁9단은 최대 강적인 이창호9단을 격파했다.

이제 유9단은 그 여세를 몰아 우승컵을 단숨에 쟁취하려고 한다. 마침 결승전의 상대는 위빈9단. 중국에서도 랭킹7위에 불과하며 아시아TV속기대회서 한차례 우승했을 뿐 메이저 세계대회서는 아직 우승경험이 없다. 유9단으로서는 새천년의 첫 세계챔프가 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다만 유9단에겐 넘어야 할 징크스가 있다.

그는 LG배에서 두번이나 결승에 올라가 모두 패배한 일이 있다. 1회 대회 때는 이창호9단에게 3판을 내리졌다. 2회 때는 왕리청(王立誠)9단에게 2대3으로 졌다.

이9단에게 힘없이 패배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王9단에게 진 것은 예상을 뒤엎는 것이어서 이후 유9단은 긴 슬럼프에 빠지고 만다.

세계대회 결승전이란 이렇게 프로기사의 정신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때 세계최강자로 지목되었던 중국의 네웨이핑(攝衛平)9단이 조훈현9단에게 패한 뒤 일사천리로 추락한 것이 좋은 예다.

유9단은 지난해 후지쓰배에서 우승하여 슬럼프를 벗어났다. 일본1위 조치훈9단과 중국1위 마샤오춘(馬曉春)9단을 연파한 호쾌한 승리였다.

하지만 유9단은 그후 왕위전, 삼성화재배, LG정유배, 춘란배등에서 연패하여 심한 기복을 보였다. 특히 춘란배에서는 중국의 신예기사 펑췐(彭전)3단에게 패배하여 최악의 상황이 됐다.

연패의 유9단이 이창호9단을 꺾고 결승에 오른 것은 기막힌 반전이다. 유9단은 이번 LG배에서 우승하여 그간의 아픔을 모두 털어버릴 계획이다.

결승전 2국은 3월2일. 대국 당일 SBS가 중계하며 한국기원과 LG홈페이지 채널아이등이 인터넷으로 중계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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