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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투자 이렇게] 강원 원주 고청마을 버섯재배 임인규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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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공기 맑고 경치 좋은 고향에 내려와 살게 돼 마음은 더할 수 없이 부자가 된 데다 실제 수입으로만 따져도 월급쟁이 때보다 훨씬 낫습니다. "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귀래리 고청마을 계곡 안쪽 산기슭에 자리잡은 외딴집에 살면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임인규(42)씨는 요즘 들어 주변에서 귀농(歸農)의 성공 사례로 지목받는 경우가 잦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임씨 자신도 나름대로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 고향행을 결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울에서 13년간 제약회사에 다니면서 영업소장까지 지냈던 임씨가 직장을 그만둔 것은 1997년 7월. 언젠가는 나고 자란 고향에 돌아가 살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고향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면 '먹고는 살 수 있을 것' 이라는 판단도 귀향 결정에 한 몫을 했다.

그의 고향인 귀래면 일대는 느타리버섯 작목반이 조직돼 있을 정도로 느타리버섯 재배로 유명한 곳. 따라서 재배 기술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파는 데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비어있던 사촌 형 집을 1백만원 정도를 들여 수리해 살아 집 마련에 돈이 거의 들지 않았다.

집수리를 마친 97년 8월부터 가족을 남겨둔 채 임씨 먼저 혼자 내려와 5개월 동안 다른 버섯 재배장에서 일을 하면서 기술을 배웠다.

이 기간에 집에 달린 산비탈 텃밭 3백평에 버섯 재배장 3개동을 지었다.

각각 45평 규모(균상(菌床) 면적은 4개층 60평)로 동당 1천5백만원이 들었고 버섯이 자라는 균상 바닥에 까는 솜 등 재료비를 포함해 모두 7천만원이 들어갔다. 임씨로서는 전세금과 퇴직금을 합친 전 재산을 몽땅 털어 넣은 셈이었다.

98년 3월 가족을 데려오면서 첫 종균 접종을 해 한달 뒤 첫 수확을 거뒀다. 이후 여름에는 한 균상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겨울에는 두 달에 세 번 정도 버섯을 따냈다.

재배는 성공적이었지만 외환위기 직후라 버섯값이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첫 해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버섯값이 회복되면서 5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비용 2천만원을 제하고 3천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따낸 버섯은 농협을 통해 전량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팔려나가는데 계절에 따라 2㎏짜리 1박스에 8천~1만원정도에 경매되고 있다.

임씨는 "균상 면적이 50평 안팎인 버섯장 3개동 정도면 가족끼리 직접 재배하기에 적당한 규모" 라며 "올해는 7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4천5백만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 말했다.

원주〓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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