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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가속…소군도가 사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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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남태평양과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들이 가라앉고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이들 소(小)군도들로 이루어진 나라는 면적이 좁고 육지와 해수면과의 차이가 거의 없어 수면이 올라가면 국토 전체가 바다속에 잠길 수밖에 없다.

◇ 실태〓호주 북동쪽 2천㎞ 지점에 위치한 면적 20㎢, 인구 1만1천명의 소국 투발루 공화국은 16일 '1급 국가비상사태' 를 선포했다. 기상대 예측대로라면 이번 주말(19~20일)에 국토의 대부분이 바닷속에 잠기게 되기 때문이다.

수도 푸나푸티내 국립기상대는 15일 "해수면이 꾸준히 올라가 19일 오후 5시3분(한국시간 오후 2시3분)쯤엔 최고 높이인 해발 3.2m까지 올라간다" 고 경고했다. 기상대는 "20일 오후 5시44분에야 정상 수면(현재 해발 2.3m)으로 되돌아 온다" 고 예측했다.

투발루 공화국 내 최고 고원지대의 높이는 해발 4.5m에 불과하기 때문에 바닷물이 3.2m까지 상승하면 수도 푸나푸티와 국제비행장 등 주요 지대가 약 6시간 동안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

같은 남태평양내 미크로네시아는 최근 들어 잇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주변 산호초 군도가 물에 잠겼다.

인구 7만5천명의 키리바시 공화국은 꾸준한 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는 가옥과 논밭이 늘고 있다.

인도양에 있는 몰디브 공화국은 수면 상승으로 백사장이 씻겨나가는 바람에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몰디브 공화국 환경장관은 "우리 나라는 물론 인근 안티구아 섬도 수면 상승으로 백사장이 크게 훼손됐다" 고 말했다.

◇ 앞으로가 더 문제〓유엔기후전문소위원회는 지난 15일 세계 기후전문가 1백20명이 모인 가운데 뉴질랜드에서 기후회의를 갖고 "온실효과가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며 "앞으로 1백년 내에 평균 기온은 섭씨 2도가 올라가고, 지구 전체의 수면은 1m 정도 상승할 것" 이라고 예측했다. 위원회는 "이렇게 될 경우 전세계 1억5천만명이 집을 잃게 된다" 고 경고했다.

그린피스 홍콩지부 허웨이즈(何渭枝)총무도 17일 "컴퓨터 분석을 통한 결과 앞으로 50~1백년 사이에 중국 상하이(上海)시 및 주변 화둥(華東)지역이 수심 1m 이하로 잠기는 수중도시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고 발표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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