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서 ‘어른 공경’ 배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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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중국 방문에 나선 가운데 윗사람 공경 등 5가지를 중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최근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에 설교하던 미국이 이라크 전쟁과 금융위기 등으로 위상이 추락하면서 중국에 배워야 할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야심 찬 투자=중국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전역에 1만6000㎞에 달하는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이었다면 지역 이기주의와 1조 달러(약 1150조원)를 웃도는 재정적자로 엄두를 못 냈을 사업이다. 제임스 맥그리거 전 주중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이 목표를 설정해 계획을 세우고 온 나라가 행동에 나서는 점을 미국은 배워야 한다”고 했다.

◆폭넓은 교육=중국은 수십 년간 교육에 투자해 문자 해득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미국은 86%에 그친다. 중국의 학생들은 수학·과학 등 기초 학문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방과후 학습 시간도 미국 의 두 배에 이른다.

◆윗사람 공경=중국에서는 부모가 자식을 돌보고 세월이 흐르면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것이 전통이다.

미국의 고령 인구는 2007년 3860만 명에서 2030년 7150만 명으로 두 배가량 늘지만 정부 차원의 사회 안전망은 부족하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 돕고 공동체 결속을 다지는 전통이 빛을 발한다.

◆저축 장려=오바마는 중국 방문에서 “미국인처럼 더 많이 소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겠지만 정작 미국인은 경제난과 함께 저축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2005년 제로 수준이던 미국의 가계 저축률은 올해 4%까지 오를 전망이다. 중국 저축률은 20%를 넘어 안정적인 투자와 함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이끈다.

◆미래 중시=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것과 중국인이 자식 교육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 미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도 지금 열심히 일하면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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