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ood&] 이 커피엔 이 도넛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2면

“커피? 도넛?”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입 주변에 묻은 가루를 털어내던 이병헌의 모습을 기억하시는지. 요즘 ‘첩보 스릴러 액션’ 드라마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CF 말이다. 이병헌 때문일까. 어느 샌가 커피 하면 자연스럽게 도넛이 떠오르게 됐다. 최근엔 도넛만 파는 도넛 전문점들이 주요 상권 중심지에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연신 도넛을 튀겨낸다. 도넛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생긴 풍속도다. ‘던킨 도넛’을 필두로 ‘크리스피 크림 도넛’ ‘미스터 도넛’ ‘도넛 플랜트 뉴욕시티’ 등이 도넛 시장의 대형화 경쟁을 주도한다. 이들의 경쟁은 도넛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커피의 경쟁도 치열하다. 각 업체마다 커피와 도넛의 궁합까지 따져가며 ‘커피&도넛’ 커플을 대표선수로 내놓고 있다. 업체들마다 앞세우는 커피와 도넛의 궁합을 알아봤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크리스피 크림 도넛
스무드-오리지널 글레이즈드, 참기 힘든 유혹

커피는 콜롬비아 안데스 고지대에서 천연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슈프레모 원두가 전 메뉴에 쓰인다. 최근 드립 커피가 다시 인기를 끌면서 유기농 커피를 중간 정도로 볶아 부드러움과 감칠맛을 낸 드립커피 ‘스무드’를 출시했다.

스무드에 추천하는 도넛은 역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다. 이 도넛은 하루에 10만 개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 또 진한 다크 초콜릿을 묻힌 뒤 밀크 초콜릿으로 코팅된 호두를 얹은 다크 초콜릿 월넛 케이크도 드립 커피와 먹으면 훨씬 맛의 시너지가 나는 것으로 추천했다.

모카 카라멜 라떼에 어울리는 도넛은 뉴욕 치즈케이크 도넛이다.

링 도넛 위에 커피 크림을 입힌 후 시나몬 슈거 파우더를 뿌린 카페 카푸치노는 이름대로 카푸치노와 짝이 맞다.

도넛 플랜트 뉴욕 시티
솔티카라멜라떼-바닐라빈즈, 환상의 커플

트랜스 지방이 없고 방부제 및 인공첨가물, 계란도 안 들어간 도넛으로 유명하다. 일반 도넛에 비해 크기가 두 배, 가격도 비싸다. 스모키·향신료·콩·초콜릿 등의 향을 복합적으로 가진 과테말라산 유기농 원두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든다. 드립커피는 메뉴에 없다.

도넛플랜트의 대표 커피 메뉴는 솔티카라멜라떼다. 인공첨가물 대신 국내산 신안 소금을 가미한 소금라떼다. 진한 오가닉 카라멜커피와 소금이 조화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솔티카라멜라떼엔 바닐라빈즈가 잘 어울린다. 바닐라빈즈는 타히티산 바닐라 빈즈와 바닐라 엑스트라를 사용한 도넛 플랜트의 스테디셀러이자 최고 인기 제품. 창업자의 이름을 딴 마크 치즈스콘은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가 솔티카라멜라떼의 향과 조화를 이룬다.

던킨 도넛
오리지널 블랙-글레이즈드, 멋진 궁합

국내에 처음 들어온 다국적 도넛업체로, 전국에 720여 개의 매장을 열면서 도넛 시장에 확실한 인지도를 얻었다. 최근엔 도넛보다 커피 광고에 주력하며 ‘커피& 도넛’ 대전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드립커피 ‘오리지널 블랙’을 1900원에 내놓으며 ‘도넛엔 역시 드립커피’라는 공식을 내놓았다.

오리지널 블랙 커피는 글레이즈드 도넛과 어울린다. 기능당인 팔라티노스를 첨가한 허니딥을 뿌린 부드러운 링 도넛으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외에 곡물 글레이즈드와 스트로베리 글레이즈드도 있다.

향이 짙은 아메리카노 커피엔 새콤달콤한 딸기 필링에 하얀 도넛 슈거를 뿌린 스트로베리 필드를 추천한다.

카페라떼엔 꼬임이 있는 프렌치 쿠롤러 빵 위에 설탕 코팅 시럽을 얹은 스위트바닐라 프렌치다.

카푸치노는 카카오 향이 은은한 정통 케이크 도넛인 카카오 허니딥과 맛이 어울린다.

미스터 도넛
드립 오리지널-폰데링 어울리는 한쌍

타피오카를 넣은 도넛으로 쫄깃한 맛으로 승부를 건다. 커피 원두는 만데린산과 브라질산을 블렌딩한 것으로 드립 커피인 오리지널은 전체 커피 매출의 15%가량을 차지한다.

드립커피인 오리지널에 폰데링이 어울린다고 제안했다. 폰데링은 벌꿀의 향기가 풍부한 글레이즈로 코팅해 달콤하면서도 쫄깃쫄깃한 미스터 도넛의 대표 메뉴. 또 진한 다크 초콜릿이 토핑되고 캐러멜향의 넛 크런치가 씹는 맛을 즐겁게 해 주는 너츠 초코링도 드립 커피에 썩 어울린다. 커피향이 가득한 초콜릿으로 토핑한 폰데 커피 쇼콜라도 고소한 향의 드립커피와 잘 맞는다.

카페라떼엔 올드패션을 곁들이면 맛있다. 우유가 듬뿍 들어가 부드럽고 바삭바삭한 쿠키 타입의 올드패션은 카페라떼와 딱이다. 함께 먹었을 때 도넛과 카페라떼에 함유된 우유의 향이 더 잘 살아나고 바삭바삭한 첫 맛과 부드러운 끝 맛을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 카시스 러브 도넛(도넛 플랜트 뉴욕시티) 2 에스프레소 케이크(도넛 플랜트 뉴욕시티) 3 오리지널 글레이즈드(크리스피 크림 도넛) 4 스트로베리 필드(던킨 도너츠) 5 다크 초콜릿 월넛 케이크(크리스피 크림 도넛) 6 올드 패션(미스터 도넛) 7 카카오 후로스티드(던킨 도너츠) 8 애플 스타(크리스피 크림 도넛) 9 폰데 커피 쇼콜라(미스터 도넛) 10 허니링(미스터 도넛) 11 카시스 초코(도넛 플랜트 뉴욕시티)

구운 도넛도 있다

일본 ‘교와 발효’사의 프리믹스를 들여와 반죽해 튀기지 않고 구워낸 도넛이 경기도 분당과 부산 쪽에서 입소문을 타고 성업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옛 죽전)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입접한 ‘미니베니’ 도넛이다. 튀기지 않았다면 도넛의 정의에 어긋난 것 아닐까. 이에 대해 정대석(65) 사장은 “가운데 구멍이 난 빵 종류이므로 튀기지 않아도 도넛이다. 튀긴 도넛이 이스트형이라면 미니베니 도넛은 케이크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당초 일본의 ‘키커피’ 수입업을 했다. 그러다 일본에서 유행 중인 도넛에 대해 알게 됐고 원재료를 들여와 국내에 소개했다. 지난해 8월 1호점을 열었는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올 들어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고 한다. 강 사장은 “튀긴 도넛은 시간이 지나면 향미가 떨어지는 데 반해 구운 도넛은 냉동하더라도 15초만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금세 구운 듯 부드러운 맛을 내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개에 1500원가량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콜라겐 성분과 비타민 등이 포함돼 어린이부터 노인층까지 다양한 인기를 끌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