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김 김봉남의 인생역정-MBC'성공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지난해 국회청문회에서 실명이 밝혀져 화제가 됐던 인물이 있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65)이다.

평소에도 독특한 옷차림새와 말투로 곧잘 입방아에 올랐는데, 세련된 서양식 예명 뒤에 '김봉남' 이라는 약간 '촌스런' 실명이 거론되자 실소를 자아냈던 것. 인간의 본질보다 외형적 잣대로 평가하길 좋아하는 우리의 천박한 의식을 반영하는 듯해 씁쓸하기도 했다.

그런 '실소파' 들에게 '인간' 김봉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가 마련된다.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 (13일 밤 10시 35분)에서 농사꾼의 아들 김봉남이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 것이다.

앙드레 김, 아니 김봉남은 1935년 경기도 고양군 신도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전통 결혼식을 보면서 전통의상의 아름다운 색감에 감탄한 봉남은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50년대초 서울에 온다.

잠시 영화배우로도 변신, '비오는 날의 오후 3시' 라는 영화에도 출연한 그는 61년 국제복장학원에 등록하면서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든다.

이듬해 소공동에 '살롱 앙드레' 를 열면서 앙드레 김이란 예명을 갖게 됐다.

요즘도 패션 감각을 넓히기 위해 TV와 신문, 잡지 보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앙드레 김. 66년 한국인 최초로 파리 패션쇼에 초대되는 등 화려함을 구가했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는 소박한 모습이 숨겨져 있다.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