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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사령탑 직격 인터뷰] 이인제 민주당 선대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9일 "대통령이 있는 당이 제1당이 돼야 책임있는 국가경영이 가능하다" 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두 당은 보수를 깃발로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당" 이라고 주장했다.

- 4.13총선 전략은.

"(의자에 앉자마자 쿠션을 뒤에 받친 뒤) 건방지게 보인다 해서… 우선 정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비전과 포부를 제시할 생각이다. 3당 중 우리당은 개혁과 변화를 지향한다. 이 점을 분명히 부각할 것이다. "

- 선거법 개정으로 수도권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비전과 희망으로 수도권 유권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자민련과의 공조 이상(異常)으로 수도권이 어렵다고 하나 어떤 경우도 정책과 인물로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 한나라당은 중간평가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과거 없이 현재 없고 현재 없이 미래 없다. 중간평가를 피할 생각은 없다. 적극적으로 받겠다. 지난 국정운영 성과에 대해 잘못한 것은 솔직히 시인하겠다. 그러나 평가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피할 수 없다. 야당이 과거만의 평가로 선거한다는 건 국민을 위해 불행이다. "

-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 의석확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지금 제2당인데 제1당을 만들어주십사 하고 국민께 호소하겠다. 제1당을 허락하면 과반수가 될 수도 있고 모자랄 수도 있다. "

- 자민련과 연합공천 등 선거공조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과 자민련은 선거 후 숙명적으로 공조할 걸로 본다. 연합공천 문제는 지도부간에 협의해나갈 것이다. 서로 대립하거나 갈등하는 건 안좋다. 그러나 당마다 각자 깃발을 내걸고 선거를 치르는 것이고, 선거의 주인은 국민이다. 선거과정에서 자민련을 공격하지 않을 생각이다. 우리의 주 경쟁상대는 한나라당이지 자민련이 아니다. "

- 지난달 8일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을 만난 뒤 선대위원장에 임명됐는데 무슨 얘기를 했나.

"믿어지지 않겠지만 선대위원장직에 대한 구체적 제의도 없었고 수락도 없었다. 이번 선거가 중요하고 승리하지 못하면 얼마나 국가에 어려움이 닥칠지 걱정을 같이 했다. 다만 선거 승리를 위해 내게 자리를 맡겨주면 하겠다는 뜻의 얘기를 했고 대통령이 그 의중을 읽었을 것이다. "

- 옷 로비 사건으로 당 지지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데.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당도 국가경영의 책임 주체인 만큼 불행한 사건을 딛고 미래에 대한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주면 당 지지도도 높아질 것이다. "

- 지난 대선 때 李위원장이 5백만표를 얻었는데, 당시 많은 표를 준 영남쪽의 총선 민심이 그때와 다른데.

"민심은 바다와 같다. 언제나 잔잔한 것도 아니고 거센 파도만 치지도 않는다. 정치인은 그 바다 위에 떠있는 배다. 내 신념이나 철학.목표에 따라 일관된 행동을 할 것이고 바다가 거칠다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좌절하지도 않는다. "

- 고향인 논산 등 충청지역 출마설이 꾸준한데.

"나 자신부터 지역에서 단 한석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에서도 수도권과 충청권을 검토했다. 선거법이 통과됐으니 당지도부와 조만간 협의해 결정하겠다."

- 총선 후 9월로 예정된 민주당 대표경선에 나설 생각인가.

"지금은 제1당 목표 외에 그 이상도 이하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

- 한나라당은 李위원장의 대선후보 경선결과 불복을 계속 문제삼는데.

"(얼굴이 붉어지며)굳이 말하라면… 21세기 첫 총선이자 미래를 설계하고 추진할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그 문제를 자꾸 꺼내는 저의가 안타깝다.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 "

- 지난해 DJ 2선후퇴론을 주장했는데.

"대통령은 국가경영의 지도자인 만큼 정당활동이나 정치에 직접 간여하는 형태는 능률적이지 않다는 게 내 기본생각이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생각은 대통령이 정치과정에도 책임져야 힘을 갖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 같다. 앞으로 내 생각을 실현할 때가 오겠지(웃음). "

- 한나라당 홍사덕 선대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치선배고 3金정치 시대에 그래도 자기 색깔과 길을 힘들게 걸어가는 정치인으로 높이 평가한다. 상대를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아니라 미래.희망으로 경쟁하는 포지티브 선거를 이끌길 기대한다. "

- 국민회의와 통합할 때 약속받았다는 국민신당의 20% 지분을 주장할 것인가.

"20%를 명시하긴 했지만 경쟁력 중심으로 공천하면 더 넘칠 수도, 모자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

- 정당민주화 문제는.

"민주당은 민주정당.정책정당을 추구한다. 그러나 정당민주화를 위해선 우선 당비를 내는 당원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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