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선거사업 '대목'…CD롬 의정보고서등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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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 강남의 CD카드 제작업체인 A사는 전직원이 종일근무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말 여당 K의원의 프로필과 의정활동 내용을 담은 '의정보고서 CD' 를 첫 제작해준 뒤 입소문이 퍼져 8일 현재 10여명의 현역 의원들 제작의뢰가 밀려 있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 20년 경력의 李모(48.여.전주시 서신동)씨도 최근 무척 바빠졌다. 활동비와 당선후 사례까지 보장하며 선거운동원으로 일해달라는 총선 출마자들의 제안이 밀려들어 일정 조정이 어려울 정도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 홈페이지.700전화 서비스 개설 등 사이버 세대를 겨냥한 신종 총선업종이 각광받는가 하면 홍보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외근직 영업사원 '모시기 경쟁' 이 치열하다.

◇ 신종 산업〓인터넷 붐을 타고 급부상한 홈페이지 제작대행업이 대표주자다. P사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현역 의원과 출마 희망자들의 홈페이지 개설 주문이 밀려들어 현재 제작중인 것만 22개에 이른다.

기본비용은 5백만원선이지만 각종 사양을 추가할 경우 제작비용이 1천만원을 넘는데도 주문은 끊이지 않는다.

P사 윤경주(尹景炷)사장은 "사이버 유세의 비중이 커지면서 현재 1백50여명의 의원과 출마 희망자들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 라며 "공천자가 확정되면 주문량이 더 늘 것" 이라고 말했다.

의정보고서용 CD롬 제작도 3만장 제작에 4천만원 이상 들지만 동영상이 담긴 원반형부터 명함형이나 홈페이지 연계형까지 다양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한 의원은 "CD롬 의정보고서를 통해 유권자에게 개혁 이미지를 전달하고 CD롬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연계, 자발적 참여와 호응 유발을 기대하고 있다" 고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또 '700 ARS 전화' 를 통한 후원금 모금이 늘면서 관련장비 판매업체도 성업중으로 M의원 등 20여명이 개설했다. 장비 구입비용은 대당 3백만원 정도.

업계 전문가들은 "신종 총선산업 시장규모가 공천을 전후해 수백억원대까지 폭증할 것 "이라고 입을 모았다.

◇ 외근직 특수〓인천시 연수구의 모 자동차판매영업소 직원 3명은 설 연휴직전 출마 예정인 K씨와 O씨 지구당사무실로부터 각각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중 영업활동이 왕성해 회사에서 촉망받는 K씨(38)는 지난 지자체 선거때도 같은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 '베테랑' .

특히 총선특수를 누리고 있는 직종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보험.자동차 영업사원과 학습지 방문교사 등이다.

전주의 한 후보캠프 J씨(31)는 "영업사원은 가정방문이나 전화를 통한 고객설득 훈련이 잘 돼있어 선거운동 기간은 물론 공천을 전후, 후보의 사전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박현선.이가영 기자,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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