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당국,단기금리 인상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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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대우채 환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고 나면 통화당국이 곧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물가상승 압박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데다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오는 10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단기금리 인상을 결정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물가상승 조짐과 금리왜곡 현상〓1998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9%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7월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엔 전년 동기 대비 1.6% 올라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정상적인 장단기 금리차이도 통화당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하루짜리 콜금리와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의 차이는 평균 3~3.5% 정도였으나 대우사태 이후 5% 이상으로 벌어졌다.

◇ 재정경제부와 한은의 견해 차이〓이들은 장단기 금리 차이를 좁혀야 한다?데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IMF전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헌재(李憲宰)재경부 장관은 "대우채 환매가 별탈없이 끝나면 시장자율 기능에 의해 장기금리가 크게 하락할 것" 이라며 정상적인 금리수준으로 8%선을 꼽았다.

반면 한은은 "이미 현재 금리수준이 대우채 환매 후의 안정적인 시장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장기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 이란 입장이다.

◇ 금리인상 전망〓한은은 현재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인상하는 방안과 ▶콜금리를 시장기능에 맡겨 단기 금리상승을 묵인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RP금리를 올리더라도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게 한은 안팎의 분석이다.

투자심리 불안으로 장기금리가 덩달아 오르는 것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재경부의 뜻처럼 한은도 당분간 시장추이를 지켜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금리인상 여부의 결정은 오는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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