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서해 미사일 발사 징후에 남측 군함 한때 긴급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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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쯤 연평도 이북의 북한 해안 지역에 다수 배치된 지대함 미사일 기지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며 “이에 우리 군은 백령도와 연평도 등 북측 근접 지역에 배치된 초계함 등을 안전 구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군은 1시간 동안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였으며, 이후 추가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우리 군은 특수 장비를 통해 북한 군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파악했다.

북한 군은 미사일 발사를 위한 레이더는 가동하지 않았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미사일과 연동된 레이더가 작동하면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간주된다. 통상 1시간 이내에 표적을 잡아 미사일을 쏠 수 있다.

북한 군이 10일의 대청해전 이후 군사적 보복 가능성과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은 13일 남측 단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 군사분계선만이 있다”며 “지금 이 시각부터 그것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평도 이북 북한 지역에는 사거리 45㎞의 스틱스와 사거리 95~100㎞의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이 다수 배치돼 있다.


또 서북 지역의 섬과 해안가에는 사거리 27㎞인 130㎜, 사거리 12㎞의 76.2㎜ 해안포와 사거리 17㎞의 152㎜ 평곡사포 등이 집중 배치돼 있다.

군 관계자는 “백령도 등에 배치된 고속정 2개 편대가 긴급 대응 출동을 준비하기도 했다”며 “비록 오늘 상황은 해제됐지만 북한 군이 지대함 미사일 기지와 해안포 부대에 경계 태세를 내리고 훈련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서해 지역의 북한 군에 이상 징후가 포착돼 전방을 경계 중이던 우리 함정이 일부 남하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다른 지역에서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군은 대청해전 이후 서해에 한국형 구축함 두 척을 전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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