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능세포'연구 허용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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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도쿄〓오영환 특파원]일본의 총리자문기관인 과학기술회의는 3일 어떤 장기(臟器)로도 분화.성장할 수 있어 '만능 세포' 로 불리는 사람의 배아 간(幹)세포(ES세포)의 연구를 허용하자는 내용의 보고서 초안을 냈다.

ES세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이식용 세포와 장기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가 한달 후에 나올 최종 보고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럴 경우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사람의 수정란(배.胚)에서 ES세포를 만드는 연구를 처음으로 허용하는 국가가 된다.

과학기술회의는 보고서에서 "인간 배아 간세포 연구는 의학.과학.기술 발전에 매우 중요한 성과를 가져다 줄 것" 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생명의 씨앗인 수정란은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 며 불임 치료과정에서 쓰고 남은 수정란만 ES세포 연구에 사용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 수정란과 ES세포의 매매를 금지했다. 아울러 복제나 태아 세포를 통해 만들어진 배아는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보고서는 이들 조건이 지켜지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연구기관과 정부가 2중으로 심사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런 엄격한 제한과 감시에도 불구하고 ES세포의 연구가 혀용될 경우 향후 의료와 생명윤리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 ES세포란〓수정란의 '내부세포 덩어리' 로 만들며 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양을 통해 증식한다. 1980년대 초 쥐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인체의 경우 미국 위스콘신대 등 2개 연구기관이 1998년 1월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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