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쇼이블레 기민당수 진퇴양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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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를린〓연합]독일 정치권 비자금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기민당수가 진퇴양난에 몰렸다.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숨긴 게 드러난 데 이어 거짓말 한 것마저 탄로났기 때문이다.

자칫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 상황이다. 집권 사민당과 녹색당뿐 아니라 기민당 내부에서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언론도 사퇴를 기정 사실화하는 논조다.

쇼이블레 당수는 1994년 무기 중개상 카를 하인츠 슈라이버로부터 10만마르크(약 6천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사임 위기에 몰렸으나 지난달 18일 당지도부 회의에서 재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쇼이블레는 당시 해명 과정에서 슈라이버를 94년에 두 번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으나 95년에도 만난 사실이 드러나 다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공영 ARD 방송은 기민당 지도부가 쇼이블레를 사퇴시키고 당수 대행 체제로 당을 이끌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하고 베른하르트 포겔 튀링겐주 총리가 쇼이블레의 후임으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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