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웃사랑도 직거래 인기…대구사랑시민회 1천8건 연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실직 가장인 李모(45.여)씨는 얼마전 생각지도 않은 설 선물을 받았다.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의 '이웃사랑창구' 에서 마련한 생계지원금 30만원이었다.

李씨는 "남들에겐 별것도 아니겠지만 나에겐 너무나 값지고 큰돈" 이라며 "덕분에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의 시민단체 모임인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의 '이웃사랑창구' 가 실직 가장들을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웃사랑창구는 어려운 사람을 직접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실직자와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한다.

설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27일 중구 동인동 이웃사랑창구. 실직가장 35명이 30만원씩의 지원금을 받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지원금은 직접 후원금을 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등 7개 기관.단체의 관계자가 전달했다.

지금까지 이웃사랑창구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받은 사람은 모두 1천8명. 모두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또 결식 어린이와 생계곤란자 5백명에게는 20㎏ 쌀을 전달했고, 실직자 가운데 질병이 있는 사람 19명에게는 무료 수술을 주선했다.

파티마.영남대.동보한방병원 등이 선뜻 무료수술을 해주겠다고 나서 백내장.직장암 환자 등이 건강을 되찾았다.

이웃사랑창구가 1998년 5월 문을 연 이후 지원한 전체 금액은 4억여원. 민간단체 활동으로는 주목할 만한 실적이다.

이웃사랑창구의 운영을 맡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김훈남(金勳男)회장은 "후원자가 직접 실직자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 주게 함으로써 이웃사랑운동을 확산시켜 보자는 것이 창구를 만든 취지" 라고 설명했다.

金회장은 "앞으로 이웃사랑창구를 민간 자원봉사의 요람으로 만들어 갈 작정" 이라고 밝혔다.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는 96년 대구지역 1백23개 기관.단체들이 모여 만든 민간 자원봉사단체며,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이후 이웃사랑창구를 만들어 실직자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