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은행 합병땐 자금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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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부는 종합금융회사 업종전환과 합병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종금사들이 은행과 합병할 경우 공공자금을 투입해 부실자산이나 후순위채 매입 등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동시에 독자생존을 원하는 종금사에는 현재 은행.증권.보험사만 가능하도록 돼있는 투신운용사 설립을 허용해주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종금사 발전방안' 을 마련, 3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금감위는 나라종금 사태 이후 급속도로 영업환경이 나빠진 종금사들이 증권사와 합병할 경우 기존 종금업무를 5년간 계속할 수 있도록 인허가 지침을 바꿔주기로 했다. 또 현재 1~2개로 제한돼 있는 지점수도 5~6개까지 늘려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증권사로 전환하는 종금사가 희망할 경우 채권전문증권사로 우선 지정하는 특례도 주어진다.

이와 관련, 금감위 양천식(梁天植)조정협력관은 "타 금융기관에 외환.기업어음 할인 등의 업무를 많이 잠식당해 경쟁력이 약해진 종금사에 생존기틀을 마련해주자는 취지" 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영업정지중인 나라종금을 제외한 9개 종금사들은 대부분 증권사로의 전환 등 생존전략 마련에 고심중이다.

먼저 금감위의 불가 방침에 따라 지난해 증권사로의 전환이 좌절됐던 중앙종금의 경우 이번에 분위기가 급반전함에따라 증권사 전환을 재추진하며, 아세아 종금 역시 이른 시일 내에 증권사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반면 그룹내에 증권사 및 투신운용사가 있는 동양종금은 합병이나 전환을 모색하기보다 투자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강화, 독자생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윤희 동양종금 경영기획팀장은 "이번 규제완화를 계기로 전문인력을 투입, 업무영역을 더욱 넓혀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한불종금도 현재 대주주인 소시에테제네랄이 지분을 51%로 늘려 완전히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거듭난 뒤 독자생존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국종금은 증권사와의 합병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재.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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