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 연정'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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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파리〓배명복 특파원, 외신종합]오스트리아의 극우 자유당과 보수계 인민당은 1일 외교관계 단절을 포함한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외르크 하이더 자유당 당수와 볼프강 쉬셀 인민당 당수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오스트리아 개혁 프로그램에 합의했다" 며 "2일 중 토마스 클레스틸 대통령에게 양당의 연정실시 방안을 제출할 것" 이라고 발표했다.

연정이 실시될 경우 총리직은 쉬셀 당수가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스틸 대통령이 연정 구성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지난해 10월 총선 이후 4개월째 권력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외국의 주권침해 압력에 반발하는 국내 여론도 만만치 않아 거부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연정이 구성될 경우 관계단절을 비롯한 각종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온 EU 및 미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U의 제재가 실행되면 인구가 7백80만명에 불과하고 무역.관광 의존도가 높은 오스트리아로선 상당한 경제.외교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EU 순번의장국인 포르투갈은 지난달 31일 자유당이 포함된 연립정권이 구성될 경우 오스트리아와 외교적 접촉을 단절하고 오스트리아의 각종 국제기구 진출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과 미국 등 비EU국가들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일약 원내 제2당으로 부상한 자유당은 반외국인.반EU 정책을 표방해왔으며 당수인 하이더는 1991년 히틀러의 유대인 강제수용소를 '징벌 캠프' 로, 나치 친위대(SS)인사들을 '명예로운 사람들' 로 찬양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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