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성형외과 찾는 중년층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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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젊음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소망은 남성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중 남성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종래 연예인이나 면접시험을 앞둔 젊은층들만 찾던 미용성형클리닉에 각계각층의 사회 저명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미용에 대한 남성들의 보편적인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성형외과 백롱민교수는 "눈.코.입 등 비교적 간단한 성형수술은 여성이 많지만 안면윤곽성형술 등 입원을 해야하는 수술은 남.녀 비율이 비슷할 정도" 라고 말한다.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안면윤곽술은 일명 주걱턱으로 불리는 하악 돌출. 백교수는 "3~4일 정도 입원후 뼈가 굳을때까지 통원하면서 치아교정기를 2~4주간 설치해야 하지만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휴가기간을 이용해 수술을 한다" 고 들려준다.

최근 중년남성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성형수술은 보톡스를 이용해 주름을 제거하는 시술. 방송인 K(52)씨는 "시술후 '인상이 밝아졌다' '나이보다 젊게보인다' 는 인사를 많이 듣는다" 며 만족해 한다.

보톡스를 이용한 주름제거술은 보툴리눔이란 독소를 이용해 주름을 일으키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4~6개월마다 주사를 맞아야 한다.

드림성형외과 박양수원장은 "남성들은 특히 양미간과 눈가.이마의 주름제거를 많이 한다" 며 "골이 깊은 주름살은 보톡스 주사 후 하이알루로닉산 등의 물질을 넣어 평평하게 만들어 준다" 고 설명한다.

젊음을 되찾기 위해 많이 하는 또다른 성형수술로는 눈밑 지방제거술을 들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눈밑에 지방이 쌓여 불룩해지면서 어두운 인상을 주기 때문. 김성완피부과원장은 "국회의원 등 정계인사는 물론 재계인사나 사업가들이 많이 찾는다" 며 "이는 밝은 이미지가 상대방에게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로 인식되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인상이 다소 험악해 보일 경우 쌍꺼풀 수술을 원하는 남성도 많다.

점.검버섯 등을 빼는 일은 외모가 중시되면서 일반화된 상황. 에스엔유클리닉 피부과 조미경원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회복기에 들어선 환자조차 회사 출근전 시술을 받고 싶다고 병원을 찾을 정도" 라고 현황을 말한다.

대머리 치료.예방을 위한 모발관리도 남성들에게 점차 확산되고 있다.

조원장은 "여드름치료.여드름 흉터 제거 등 고운 피부를 위해 피부관리를 원하는 남성환자도 전체 환자의 20% 정도" 라고 밝힌다.

이처럼 젊음과 아름다움을 원하면서도 아직은 남몰래 하기를 원하는 것도 남성들의 특징. 눈 성형수술을 원했던 은행 간부의 경우 한눈씩 시차를 두고 번갈아 수술을 하면서 수술한 눈에 안대를 써 주변에서 눈병으로 인식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예.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이동수교수는 "남성의 젊음은 무의식적으로 '정력' 과 '힘' 을 상징한다" 며 "남성의 외모가 점차 중시되는 경향은 미국과 같은 서구화된 의식을 따라가고 있다" 고 지적한다.

따라서 그는 "중년 이후 남성들도 젊은 세대와 마찬가지로 외모에 대해 당당하게 관심을 표명하는 시대가 올 것" 이라고 덧붙였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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