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실험 너무 재미있어 … 과학자 될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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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과학교실’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8일 이화여대 연구원들과 모형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박종근 기자

"로켓이 날아오를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불꽃이오."

"맞았어요. 불꽃처럼 힘차게 바닥을 미는 힘이 있어서 로켓이 하늘로 치솟는 거예요. 오늘은 선생님과 풍선으로 자동차를 만들어보면서 뉴턴의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알아보도록 해요."

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의 방과 후 교실. 수학.물리학 등을 전공한 이화여대 WISE(Women into Science & Engineering)센터 소속 연구원 5명이 어린이 20여명과 머리를 맞대고 풍선.빨대.판지 등을 이용해 자동차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We Start 운동본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실시하는 생활과학교실이 문을 연 것이다.

아이들이 판지로 오려낸 자동차 바퀴는 네모.마름모.원형 등 다양했다.

"바퀴가 네모면 차가 잘 달릴 수 없어요."

선생님이 회전이 가능하고 마찰을 줄이려면 바퀴가 원형이어야 한다고 설명하자 아이들은 재빨리 바퀴 모양을 다듬는다.

"와~. 내가 만든 자동차가 정말 앞으로 움직여요."

모형 자동차와 빨대로 연결된 풍선에 들어 있던 바람이 빠지면서 차가 움직이는 걸 보며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아이들은 복도에 나가 직접 만든 자동차로 시합도 벌였다.

선생님들은 "풍선에 있던 공기가 밀어내는 힘이 작용이고, 반대 방향으로 자동차가 움직이는 게 바로 로켓이 치솟는 원리와 같은 반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정민이(가명.초등 3)는 "과학이 어려운 줄만 알았는데 직접 실험해 보니 너무 재미있다"며 "열심히 공부해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생활과학교실을 주관한 이혜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 누구나 과학자 자질을 갖고 있다"며 "단계별 실험을 통해 아이들이 소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관 방과 후 교실을 담당하는 이윤수 복지사는 "평소 집중력이 떨어지던 아이들이 모형 만들기에 푹 빠져 즐거워했다"면서 "올바른 학습 태도를 기르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생활과학교실은 서울 영등포구를 시작으로 경북 포항과 부산 등 전국 10여곳의 아동복지시설에서 매월 한 차례 열릴 예정이다. 02-559-3835.

김성탁.배노필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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