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해결 위해 유엔군 주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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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라크 파병은 이슬람권의 지지를 절대로 받을 수 없다"고 마하티르 모하마드(사진)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7일 강조했다. 20여년간 총리로 재임하다 지난해 사임한 그는 강연.기고 등을 통해 이슬람권에서 여전히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이틀간의 초청강연을 마친 그에게 이라크 상황과 한국 파병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현재 이라크 상황을 평가한다면.

"이라크는 결코 안정될 수 없다.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했는지 모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It's not over). 앞으로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고 따라서 중동 및 이슬람권의 불안도 지속될 것이다."

-폭력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나.

"미국은 베트남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잊어버렸다. 국가는 없어져도 국민은 남는다는 얘기다. 국민이 거세게 반대하는 점령은 계속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이슬람 종교도 외세의 점령에 대한 방어 및 공격을 의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 이라크 사태의 해결책은.

"현재 상황에서는 유엔군의 주둔이 필수적이다. 국제적 그리고 합법적 권위를 가진 유엔이 나서야 이슬람권도 이라크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결성 및 파견은 이미 여러 차례 있어왔다. 미국만 고집을 꺾으면 될 문제다."

-이미 이라크에 주둔 중인 외국군에 대한 당부는.

"말레이시아 속담에 '알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중동과 이슬람 그리고 특히 이라크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서로 알아야 관용도 베풀 수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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