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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대 합격, 외국어 영역이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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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이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12일 치러진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외국어 성적 결과가 올해 입시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언어·수리 영역 문제는 대체로 평이해 고득점 학생들이 많아질 경우 상위권 대학 정시모집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능 응시생 수가 지난해 비해 15%(8만8900여 명) 늘어난 데다 대학들이 정시모집에서 수능 반영 비중을 높였다.

평이하게 출제된 수리 영역에서는 1~2등급 등 상위권 등급을 구분하는 점수(등급 컷)가 오를 수 있어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 수능 최저 등급 제한에 걸려 탈락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서울 휘문고에서 시험을 치른 재수생 김민구(19)군은 “언어는 익숙한 지문이 많이 나와 어렵지 않았다. 6월 모의고사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도 언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문학은 송수권의 현대시 ‘지리산 뻐꾹새’를 제외하고 대부분 기출문제나 교과서에서 학생들이 접해본 지문이었다. 지문 한 개당 문항이 두 개뿐인 미니 세트형 지문도 있어서 학생들의 부담이 작았다.

하지만 ‘장비의 신뢰도 구조’를 설명한 기술 분야 등의 비(非)문학 분야 지문은 용어가 낯설고 추론·비판적 사고를 요구하는 고난도 문제였다. 배명고 강인환 교사는 “전반적으로 쉬웠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부에 어려운 기술 지문이 출제돼 여기서 점수 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언어에 강한 상위권 여학생들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유웨이중앙 이만기 평가이사는 “정시에서 수능 백분위를 반영하는 여대 지원자들 간에는 실수를 안 한 학생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리 영역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쉽다는 평이 많았다. 지난해엔 수리가 전년도(2008학년도)에 비해 크게 어려워지면서 대입에서 수리 영역의 영향력이 컸다. 송갑석 메가스터디 강사는 “지난해에는 최상위권도 두세 문제는 까다로워했는데 올해는 그런 게 한 문제 정도였다”며 “최상위권도 수리에서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 2교시까지 무난하게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외국어 영역에서 바짝 긴장해야 했다. 학생들이 대체로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가 지난해보다 한 문제 늘었고 지문도 길어졌다.


◆등급 구분 점수(등급 컷)=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1, 2등급 등급 컷은 올라간다. 몇 문제만 틀려도 모의고사보다 등급이 한두 계단씩 떨어지기도 한다. 언어나 수리 영역은 상위권 등급 컷이 오를 전망이다. 배명고 강인환 교사는 “언어 1, 2등급 컷이 1~2점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수리 영역에서는 구분 점수가 지난해보다 3~4점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박수련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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