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짠 심사특위…여 공천 계파색 빼기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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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이 28일 공직후보자심사특위(공천심사위)를 발족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은 사무총장이 맡는 게 관례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옥두 총장이나 정균환 총재특보단장이 심사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은 장을병(張乙炳)지도위원을 선택했다.

이는 대외적으로 공천과정에서 동교동계의 색채를 희석하려 한 것으로 당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내에서는 張위원장이 공천심사위를 좌우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공천심사위를 움직일 실세는 金총장과 鄭단장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金총장은 동교동계 핵심으로서 선거의 조직과 자금을 운영하는 책임자이며, 鄭단장은 민주당 영입과 조직책 선정을 책임져왔기 때문이다.

金대통령은 또 심사위에 안동선(安東善.수도권).김중권(金重權.대구-경북).신낙균(申樂均.여성)지도위원 등을 배치했다.

이들은 金대통령의 기류를 잘 알고 있어 후보공천을 놓고 심한 갈등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천은 청와대의 의중이 좌우할 것이란 얘기다.

이재정(李在禎) 정책위의장은 시민단체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기재(金杞載) 전 행자부장관은 부산.경남지역 공천을 살피라는 뜻이다.

30대인 김민석(金民錫) 의원이 총재비서실장에 이어 심사위원으로 발탁된 것은 수도권.젊은층의 표를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창당과정에서 조직책 선정위원으로 활약했던 이성호(李聖浩)의원이 빠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당 관계자들은 "지역구에서 뛰도록 배려한 것" 이라고 말했다.

李의원은 부인이 안경사협회 로비사건에 연루돼 최근 시민단체 3곳으로부터 '공천부적격자' 로 거명된 것이 배제원인이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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