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홍보물 짜증나요"… 차에 끼워 문고장 원인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사업을 하는 윤영호(30.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최근 유리창에 꽂혀 있는 명함크기 홍보물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무심코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 유리 창문을 열었다가 홍보물이 안으로 끼어 들어가면서 자동개폐 유리창문이 고장 났기 때문.

尹씨는 "동료직원들과 문짝을 분해해 겨우 전단을 꺼냈다" 며 "홍보물 때문에 창문이 고장난 친구들도 여럿" 이라고 말했다.

홍보 전단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경기 회복과 함께 창업이 크게 늘면서 홍보 전단도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업주들이 홍보 효과를 노려 자동차 유리창이나 아파트.단독주택의 대문 바닥에 홍보물을 뿌린다는 점이다.

22일 오후 서구 내당동 광장아파트. 아파트 현관문마다 홍보 전단이 널려 있다.

이용소.식당.학원.중국음식점 등을 알리는 홍보물이 적게는 석장에서 10매까지 널려 있다.

크기도 명함형 전단에서 A4용지 크기까지 다양하다.

101동 주민 鄭모(35.여)씨는 "매일 문 밖에 홍보물이 널려 짜증스럽다" 며 "흙이 묻어 신문과 함께 보관할 수도 없어 쓰레기 양만 늘어난다" 며 불평을 털어 놓았다.

鄭씨는 "차라리 우편함에 넣어 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단독주택은 더 심하다.

매일 오후만 되면 대문 안이 뒤덮힐 정도다.

비 라도 오는 날이면 엉망이 되기 일쑤다.

홍보물이 마당에 덕지 덕지 달라 붙어 청소하기도 보통 일이 아니다.

수성구 지산동 김성한(44.회사원)씨는 "많을 때는 10장 이상 홍보물이 대문 안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며 "흙이 묻은 전단은 재활용도 어려워 자원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 지적했다.

또 운전자들이 차량에 끼어져 있는 명함크기의 홍보물을 길바닥에 버리는 탓에 시내 식당 주차장.노상 주차장 주변은 항상 홍보물 쓰레기 투성이다.

업주들은 "그래도 차량 유리창이나 대문 안에 두는 것이 홍보 효과가 더 크다" 는 입장이어서 홍보물을 둘러싼 짜증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