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 386세대] 귀걸이·팔찌 '튀는 패션' 김언수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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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 안암동에 있는 고려대 경영대학 건물은 방학을 맞아 낡은 곳을 고치'고 새로 단장하'고 새로 단장하는 내외부 공사가 한창이어서 어수선하다.

그러나 5층에 자리한 김언수(38.경영학)교수 연구실에 들어서면 '별천지' 로 들어온 느낌을 준다.

공사 중인 건물과 대조적으로 이미 깔끔하게 책과 가구를 정리해놓아 안정감을 주는데다 첫 눈에 들어오는 유리 탁자와 까만 의자, 그리고 검정색으로 조화를 이룬 사방의 책상.책꽂이.의자.커튼이 마치 실내장식 업체의 사무실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대학측은 최근에 교수연구실 바닥을 모두 하얀 대리석으로 바꿨다.

하지만 김교수는 전체 색조와 맞지 않는다며 지난주에 까만 색으로 바닥을 다시 깔았다.

김교수의 오른쪽 귓볼과 손목에는 다른 교수에게서 보기 어려운 장식품이 달려있다.

유리알 같은 작은 귀걸이와 은색 팔찌가 눈에 쏙 들어오는 것. 현재 미국에서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의 조언으로 3년 전 귀를 뚫었고 줄곧 귀걸이를 달고 다닌다.

팔찌 역시 학창시절부터 즐겨하던 애용품이다.

물론 기본 지침은 있다.

자유로운 스타일을 즐기되 공식적인 자리나 노교수와 대면할 때면 장식품을 빼고 정장을 입기도 한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은 해가며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게 제 능률을 높여주고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분위기도 느끼게 할 수 있구요.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이는 사고로는 세계와 경쟁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우리 대학은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분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껏 잘 생활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경영학과 학과장 이만우 교수는 "학생들에게 그만큼 존경받는 교수도 드뭅니다. 자기분야와 학생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죠. 발상이 창의적이고 우수한 평가를 받는 논문도 많이 썼어요. 뭐 외모가 튄다고는 하지만 선배들에게도 예의를 벗어나는 일이 없으니 개성이 인정을 받는거죠"라고 말한다.

김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미 일리노이대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등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지금은 방학이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영전략 분석작업과 대기업 강의 등으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글〓신용호.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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