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반대 명단파문] 자민련 "격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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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필(JP)명예총재를 비롯해 부총재 5명,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대다수가 명단에 들어간 자민련은 충격과 분노로 들끓었다.

특히 金명예총재의 정계은퇴를 거론한 것에 대해 "JP까지 난도질이냐. 이게 공동정권이냐…" (李良熙대변인)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빼놓은 채 JP만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김대중 대통령의 정계개편 구도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 는 시각이 우세했다.

김현욱 사무총장은 이날 JP와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이 참석한 긴급 간부회의의 결과를 담은 성명서에서 "시민단체의 명단 발표는 민주법치국가의 법질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위험천만한 혁명적 작태" 라고 공격했다.

"민중 선동적 행태" "인민재판식 여론몰이" 등의 거친 단어가 마구 튀어나왔다.

金총장은 "시민단체의 불법행위에 대한 검찰의 즉각 수사를 요구하며 이 요구가 지연되면 특검제를 도입하겠다" 고 맞대결을 선언했다.

회의에선 향후 대응책을 놓고 토론을 벌였는데 일부 참석자들은 장외투쟁까지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제 청와대의 의도가 분명해졌으니 공동정권에서 철수해야 한다" 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철수의 방법과 수순만 남았다는 얘기다.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당직자는 "이회창 총재가 빠졌다고 안심하는 모양인데 그러다 뒤통수를 맞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JP는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보고받고 "나라가 이렇게 어지러워서 되겠는가.

예전에 더 심한 일도 겪었는데" 라면서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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