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연장 이틀 김현지 마지막에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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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김현지. [제주=연합뉴스]

프로 3년차 김현지(21·LIG)가 이틀간 펼쳐진 연장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KLPGA 2부 투어 상금왕 출신인 김현지는 9일 제주도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신증권-토마토투어 한국여자 마스터즈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파에 그친 유소연(19·하이마트)을 따돌렸다. 유럽여자골프(LET)투어를 겸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현지는 상금 6만 달러(약 7000만원)와 함께 2012년까지 LET투어 출전권도 확보했다.

스포츠를 좋아했던 아버지 김칠석(50)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각종 스포츠를 접한 김현지는 태권도 공인 3단으로 인천 마장초등학교 6학년 때 구청장배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김현지는 중학교 1학년 때 인천 부평 집앞에 골프연습장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에 입문했다. 늦게 입문한 탓에 주니어 시절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2부 투어에서 3승으로 상금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7년 정규 투어에 뛰어든 김현지는 오른 손목 부상 등으로 고생하면서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비씨카드 클래식과 가비아 인터불고 마스터즈에서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88년생 동갑내기인 신지애(미래에셋), 김하늘(코오롱엘로드) 등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고생도 많았다.

김현지는 “우승 의욕이 너무 앞서다 보니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에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비씨카드 클래식에서 신지애에게 연장전 끝에 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죽을 각오로 임했다”며 웃었다.

유소연은 상금 2만9250달러(약 3400만원)를 추가하며 시즌 상금 5억9300만원으로 상금랭킹 1위(6억300만원)인 서희경(하이트)을 1000만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들은 20일부터 열리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상금왕을 결정짓게 됐다.

한편 안신애(푸마)는 신인왕 포인트 777점으로 2위 양수진(넵스·613점)을 164점 차로 따돌리고 신인왕을 확정했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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