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관사 주민 쉼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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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남 완도군청 종합민원실 옆의 군수관사는 현재 민원인 등 주민들의 쉼터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담을 헐어 튼 4백여평 마당에는 잔디를 심고 곳곳에 벤치를 설치했으며 등나무 그늘도 마련했다.

68평 크기의 건물 안은 노래방, 러닝머신 등을 갖춘 헬스장, 바둑.장기를 두는 휴게실 등으로 꾸미느라 부산하다. 춤 오락기인 DDR도 들여놓기로 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장.군수관사를 주민 휴식공간으로 개방해 박수를 받고 있다.

시장.군수들이 공짜로 쓸 수 있는 관사를 마다하고 자택에서 살면서 관사를 주민들에게 되돌려준 것이다.

영암군도 지난해 7월 군수관사(부지 3백50평, 건물 48평)의 담장을 없애고 잔디밭.벤치.식수대 등을 갖춰 군민의 쉼터로 내놓았다.

건물은 군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향토문화사료관으로 꾸며 지난 1일 개장했다.

여수시는 삼려(三麗)통합 전 여천군수가 살던 시내 관사를 '여성의 쉼터' 로 바꿨다. 방 3개가 딸린 2층 건물을 24시간 개방해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피신해 묵도록 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사무실로 내준 곳도 있다.

담양군 담양읍의 군수관사(부지 2백96평, 건평 60평)는 지난해 3월부터 여성단체들이 입주해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폐품 재활용사업 등을 하고 있다.

시민 최기춘(崔基春.31.나주시 송월동)씨는 "바람직한 현상" 이라며 "자택이 있으면서도 관사를 쓰는 시장.군수들이 한번쯤 돌이켜 볼 일" 이라고 꼬집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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