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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교황청 왜 갈등빚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첫 천년은 로마, 두번째 천년은 유럽 중심이었다면 새천년은 아시아가 복음의 주역이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최근 밝힌 말이다.

바티칸과 수교를 앞두고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도 풀이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6일 중국 카톨릭 사제 5명을 독자적으로 임명해 교황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세계 가톨릭 신도는 10억 가량. 사제는 40만명이다. 사제를 임명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로마 교황청이다. 교황청이 임명한 그 나라 지역 교구장 주교가 임명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세계의 카톨릭은 교황청이 주도하는 중앙집권적 조직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교황은 세계인구 6분의 1의 신앙.정신의 상징으로서 그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카톨릭 사제가 되려면 교황청이 제시한 일련의 과정을 이수해야만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가톨릭대학 4년, 대학원 2년을 이수해야한다. 여기에 군대 생활 등 일련의 공동체 생활을 10년쯤 해야만 비로소 신부가 될 수 있다.

신부 1백명당 주교는 한 명 꼴. 대주교를 거쳐 추기경에 오르면 교황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게 된다.

교황선출은 교황이 사망한지 20일 이내 추기경단 회의를 소집해 교황청내 시스티나 성당에서 함께 기거하며 참석한 추기경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을 때까지 계속한다. 입후보자가 따로 없어 추기경마다 적합한 인물을 적어넣는 콘클라베라는 특유의 선거방식으로 인해 열흘 넘게 걸리기도 한다.

교황청과 중국이 맞서게 된 것은 중국 가톨릭계가 두 파로 나뉘어 있는 탓. 공산화 된 후 당에 충성을 맹세한 국가공인 천주교와 공인을 받지 않고 계속 신앙생활을 하는 '지하 천주교' 가 있다.

이번 사제를 자발적으로 임명한 곳은 물론 국가공인 천주교. 지하천주교는 교황청과 맥이 닿아있다.

한편 북한은 외국주재원 신자들과 대외홍보를 위해 10여년 전 평양에 장충동 성당 한 곳을 열어두고 있으나 사제는 없다.

현재 우리 나라의 가톨릭 신도는 3백80만명. 주교는 22명, 신부는 2천8백여명이다. 남여 수도자는 수사 1천1백여명, 수녀 8천3백명 가량이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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