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잡힌 개각폭] TJ 뜻대로 중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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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개각 구상이 "새 천년 내각의 출범"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으로 다시 바뀌었다.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총선에 나가는 장관만 바꾸는 보완형 부분개각 쪽이었다가 주말을 계기로 성격 규정을 달리했다. 지난해 말 생각했던 '밀레니엄 개각' 으로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총리로서 경제정책의 접근방법과 팀워크를 새롭게 다듬으려는 박태준(朴泰俊)총리내정자의 의욕을 金대통령이 받아들였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12일 또는 13일께 단행할 개각의 성격을 朴대변인은 9일 ▶개혁 지향▶생산적 복지▶경쟁력▶국민화합의 네가지로 규정했다.

특히 "지난해엔 외환위기의 극복에 중점을 두었지만 올해부터 생산적 복지 중심으로 정부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는 게 朴대변인의 지적이다.

따라서 개각 폭은 7~8명선(장관 전체 18명)의 중폭(中幅)으로 늘어나게 됐다.

金대통령은 정부 역할의 변화와 관련해 재정경제.교육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키겠다고 예고(새 천년 신년사)한 바 있다.

특히 생산적 복지는 金대통령이 제시한 지식정보 강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목이다. 인터넷 시대에 골고루 교육받도록 함으로써 사회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나눠준다는 의미다.

때문에 "정보통신.교육.노동.행정자치 등이 팀워크를 이뤄야 한다" 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남궁석 정보통신.이상룡 노동.김기재 행자부장관의 출마로 인한 교체가 '확실하다' 는 게 청와대 내부의 얘기다.

김덕중(金德中)교육부장관의 경질 가능성은 이런 분위기에서 나오고 있다. "이해찬(李海瓚)전 장관의 교육개혁이 비현실적 요소가 있지만 金장관은 이를 대부분 외면하고 있다" 는 불만이 여권 일각에서 나온다.

지난해 말 교총 대회에서 교원정년 문제로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이 야유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갈채를 받은 장면도 '金장관의 교체 요인' 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봉균(康奉均)재경부장관의 교체 검토도 구조조정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조로 경제정책을 변화시키려는 뜻이라고 한다. 국민화합형 인사는 지역 안배를 가미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 조직개편으로 열릴 '2명의 부총리 시대' 에 걸맞은 인물을 이번 개각 때 배치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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