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1994년부터 역점사업으로 전개해온 자원봉사 캠페인이 만 10년을 맞았다. 자원봉사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시절 '봉사로 기쁨찾자' '나누는 기쁨, 베푸는 보람' 등의 표어와 함께 시작된 캠페인이 어느새 10개 성상(星霜)을 거친 것이다. 캠페인 시작 당시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후유증으로 패륜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등 사회가 극심하게 혼탁하던 때였다. 중앙일보는 건강한 시민사회 육성을 위해 국민의 자원봉사 운동을 활성화하기로 결정, 이후 대대적인 보도와 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 자원봉사 캠페인이 만 10년이 됐다. 그동안 전국의 자원봉사 기관들은 전국자원봉사대축제를 펼치고, 수해복구 봉사에 나서며, 차량 봉사활동을 하는 등 공동체 회복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는 중.고생 봉사활동의 정착, 대학 사회봉사 학점제 등장, 자원봉사센터의 설립, 자원봉사 전국 기구의 등장 등 사회 각계 각층에서 자원봉사를 생활화하는 놀랄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중앙일보는 최근 자원봉사 10년의 활동을 묶어 백서를 발간해 냈다. 그에 실린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을 정리해 본다.
◆전국 자원봉사 대축제=중앙일보가 펼친 대표적인 자원봉사 사업은 단연코 '전국 자원봉사 대축제'다. 중앙일보는 미국.영국의 자원봉사계가 펼치는 '변화를 만드는 날' 행사를 국내에 도입, 94년 11월 제1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를 실시했다. 주말 이틀간 실시된 이 대축제 기간 중 전국에서 참가한 자원봉사자는 32만명. 대통령부인.국무총리.장관.연예인 등 각계 인사들도 장애인 시설을 찾아 청소하고 노인들을 위로하는 등 봉사의 구슬땀을 흘렸다.
이 자원봉사대축제는 그후에도 매년 가을 실시돼 제5회 때부터는 100만명 이상 참가하는 등 국내 자원봉사계의 최대 행사로 정착됐다. 10년간 참가자수는 연인원으로 따져 무려 1000만명이 넘는다. 올해는 10월 11일부터 제 11회 행사를 갖는다.
◆수해복구 자원봉사=96년도에 파주 문산 등 경기 북부지역에 홍수가 나자 중앙일보는 긴급구조 단체들과 함께 봉사자들을 모집, 매일 버스.열차편으로 현지로 보내 수해복구 작업을 돕도록 했다. 모집된 봉사자를 버스와 열차편으로 보내는 이 같은 수송방식은 97, 99년 발생한 경기도 북부 홍수 때에도 계속됐다.
◆국제협력=94년 르완다에 내전이 터져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자 한국이웃사랑회 등 해외 원조단체들과 함께 의료진 등을 구성, 현지로 급파했다. 이 같은 국제 긴급구호 사업은 코소보 난민(99년), 터키 지진(99년), 이라크 사태(2003년) 때에도 계속됐다. 이밖에도 97년부터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와 함께 아시아 국가에 대학생 여름봉사단을, 99년부터는 세계청년봉사단(KOPION)과 함께 전세계 NGO에 6개월 장기 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청년 해외 봉사의 길을 개척해 오고 있다.
◆자원봉사 교육.연수=96년엔 서울시 및 부산시교육청과 함께 4000여명의 중.고생 자원봉사 지도교사 상대로 자원봉사 강좌를 개최했다. 또한 97년엔 전국의 장학사.교사.교수 등 자원봉사 전문가를 초청, 학교 봉사활동의 정착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열었으며 자원봉사 전문가 미국 연수(95년), 대학 총학장 미국대학 연수(96년) 등 다양한 교육 및 연수 사업도 펼쳤다.
◆토요 알뜰시장=98년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새마을운동중앙회 등 8개 단체와 합동으로 서울 송파구 탄천 고수부지에서 토요 알뜰시장을 개설했다. 개막식날 50만명이 참가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던 이 알뜰시장 사업은 6개월이나 지속됐다. 중앙일보는 지난해부터는 다시 '아름다운 가게'운동을 펼치면서 절약정신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자원봉사헌장 선포=99년 12월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자원봉사포럼과 함께 '시민 자원봉사헌장'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선포된 헌장은 중앙일보가 사회지도층 인사 151명을 발기인으로 위촉하고 전문가의 초안을 지면에 올려 시민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 마련한 것으로 국내 자원봉사계 최초의 작업이었다.
이창호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