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시내 여성서장 1호 탄생…김강자 종암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3일 단행된 경찰의 총경급 인사에서 사상 첫 서울시내 여성 경찰서장이 탄생했다.

서울 종암 서장으로 전보, 발령받은 김강자(金康子.55.사진) 충북 옥천서장이 그 주인공. 1998년 3월 여성으로는 자유당 시절 이후 40여년 만에 총경으로 승진했던 金서장은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다시 한번 여성의 권리를 높인 인물이 됐다.

윤락가의 대명사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 속칭 '미아리 텍사스' 를 관할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그는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 고 말했다.

"미아리 텍사스와 화양동 등 윤락가를 어떻게 하면 정화할 수 있을까 늘 생각해왔다" 는 그는 "부임하면 우선 현장을 샅샅이 훑어본 뒤 완전히 뿌리뽑을 방안을 짜내겠다" 고 강조했다.

1971년 여경 입문 이후 서울 노원.남부.방배경찰서의 방범과장을 거치면서 늘 꿈꿔왔던 '여성범죄 해결사' 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치겠다는 포부다.

그는 1998년 7월 옥천서장으로 발령받고 끈질긴 노력 끝에 이 일대에 성행했던 '티켓다방' 의 윤락행위를 근절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방에 형사들을 잠복시킨 뒤 윤락행위를 하기 위해 나가는 여성종업원들을 미행해 현장을 덮치는 한편 여관 앞에 경찰을 배치하는 양면작전을 편 것은 경찰 내부에서 유명한 일화다.

金서장은' "옥천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에서 더 끈질기고 치밀한 작전을 선보이겠다" 고 장담했다.

후배 여경들에게 "남자 동료의 과잉보호에 안주하지 말고 자신의 몫을 당당히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옥천 생활로 1년5개월 동안 떨어져 있던 남편과 두 딸에게 충실한 아내와 엄마가 되겠다" 는 평범한 소망도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여성 총경인 김인옥(金仁玉) 경북 의령서장도 경기 양평서장으로 전보, 발령됐다.

강갑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