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새해맞이 표정] 김대통령 신년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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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 천년을 맞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일 가족들의 세배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을 비운 채 공관에서 정국 구상을 했다.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연말 연초 金대통령의 최대 화두(話頭)는 국가경쟁력을 튼튼하게 만들어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이) 하나가 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는 말로 金대통령의 심중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金대통령의 연초 구상은 경제도약과 총선 승리라는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는 것이 청와대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金대통령의 이런 구상의 윤곽은 3일 민관 합동 시무식에서 나타날 것이다.

경제도약에 대한 구체적 구상은 부처별 신년 업무보고에서 나올 예정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부처별 보고가 아니라 주제별로 묶어 보고회를 갖고 새 밀레니엄을 맞아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계획" (朴대변인)이라고 한다.

새 천년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정국이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 金대통령의 생각이다.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공천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金대통령이 신당 공천에 깊이 개입하는 것으로 비춰지면 "신당은 DJ당" 이란 공격을 받게 되고, 개입하지 않자니 공천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이 취약하다는 데 金대통령의 고민이 있다.

金대통령은 일단 당선 가능성을 제1의 공천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신당 지도부에 재량권을 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물론 신당의 정균환(鄭均桓)조직위원장과 김민석(金民錫)대변인 등은 거의 매일 청와대에 진척상황을 보고하면서 金대통령과 교감하고 있다.

다만 "중량급 인사 영입은 金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 는 당내의 요구를 金대통령이 어떻게 소화할지 관심이다.

金대통령은 또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신당에 무게를 실어주겠다는 입장을 굳히고 있다고 한다.

국민회의의 목소리를 최소화하고, 신당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도록 해 국민의 관심을 신당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金대통령은 이번주 말 성사를 목표로 여야 총재회담을 추진하고, 다음주 개각을 단행해 지난 연말 선언한 대화합 선언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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