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맞이 지구촌 풍경] 환호와 감동…불야성 축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20세기 마지막 날과 2000년 첫 날 지구촌 전체는 축제로 뒤덮였다.

각국은 저마다 특별한 밀레니엄 행사를 벌이며 흥을 돋웠고, 세계인들도 어우러져 춤추고 노래했다.

◇ 미국〓1999년 12월 31일 자정 세계의 눈은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며 내려오는 대형 크리스털 공에 집중됐다.

신년맞이 명물 타임스 스퀘어의 '공 내리기' 현장에는 2백만명의 축하객이 운집했고 TV 생중계를 통해 10억이 넘는 인구가 행사를 지켜봤다.

무게 4백85㎏.지름 1.8m의 대형 공은 31일 오전 7시부터 원 타임스 스퀘어 건물옥상의 깃대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자정에 맞춰 쇠줄에 매달려 23m의 깃대를 타고 내려온 공이 2천만년에 1초의 오차가 생긴다는 콜로라도의 원자시계로부터 위성으로 시간을 전송받아 60초간 하강해 바닥에 도착하자 '2000' 이란 대형 숫자에 불이 들어왔고 푹죽과 함께 색종이가 날렸다.

워싱턴DC에서는 빌 클린턴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사당에서 링컨기념관에 이르는 잔디광장을 무대로 백악관이 주관하는 밀레니엄 기념행사가 벌어졌다.

◇ 일본〓밀레니엄 이벤트가 전국에서 잇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입장객들이 31일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도쿄(東京)도는 '2000년 카운트다운' 행사를 시작으로 '도쿄 2000년제' 에 돌입했다.

카운트다운에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지사를 비롯해 '미스터 프로야구' 로 불리는 나가시마 시게오(長嶋茂雄)요미우리 감독 등이 참석해 분위기를 달궜다.

일본에서 해돋이가 가장 빠른 홋카이도(北海道)의 네무로(根室)시에서는 '2000년 최초의 일출' 축제가 '2천발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 가운데'펼쳐졌'고, 오키나와(沖繩)에서는 '99년 최후의 일몰' 행사가 벌어졌'다.

◇ 중국〓밤을 잊은 축제 분위기였다.

베이징(北京) 젠궈먼와이(建國門外) 외교단지에 이웃한 일식집 쑹반우(松板屋)와 베이징의 모든 호텔은 불야성을 이뤘다.

상하이(上海) 신세대 명소 로잠 디스코텍은 21세기 첫 새벽을 테크노댄스로 맞이하려는 2천여 청소년들로 흥청거렸다.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뉴밀레니엄맞이 축하행사는 매우 돋보였다.

31일 오후 5시30분 베이징 왕푸징(王府井)거리에서는 나팔을 불며 춤을 추는 축제가 열렸다.

행사는 오후 11시에 이르러 절정으로 치달았다.

13억 중국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새로 지어진 중화세기단(中華世紀壇)으로 쏠렸다.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아래 광장에 새로 건설된 중화세기단 행사에서는 8천여명의 군무와 용춤(龍舞)이 휘몰아쳤다.

이어 장쩌민(江澤民)주석이 0시에 맞춰 성화대에 성화를 점화시켜 새 천년을 알리는 것으로 행사는 하이라이트를 이뤘다.

◇ 유럽〓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31일 밤 전세계 수백만명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런던 남부 그리니치에 세운 '밀레니엄 돔' 개막식 행사를 가졌다.

여왕은 템스강을 통해 선박편으로 행사장에 도착, 토니 블레어 총리와 각부 장관 등 1만여명의 귀빈들과 합류해 음악을 감상했다.

프랑스에서는 자정 남태평양 섬들에서부터 시작해 1시간 간격으로 전세계 프랑스령 샴페인 터트리기 축제가 벌어졌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축제를 연 5만여명의 러시아인들은 31일 보드카 잔을 11차례나 들이키며 새 천년을 맞았다.

◇ 기스본〓새 천년의 해를 가장 먼저 맞은 뉴질랜드 기스본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토착민인 마오리족은 "키아오라 누아마노(굿모닝 2000)" 를 외쳐댔다.

축제의 백미는 히쿠랑기 산 축제와 미드웨이 해변의 해돋이. 히쿠랑기 산에는 2천5백명의 마오리족과 세계 각국에서 초청받은 인사 등이 참가해 31일 오후 5시부터 축제를 벌였으며 전 세계에 위성중계됐다.

모스크바.파리.뉴욕.워싱턴.도쿄.베이징.홍콩〓김석환.배명복.신중돈.김종수.오영환.유상철.진세근 특파원, 기스본〓김동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