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구식모임은 이젠 그만" 젊은이들 색다른 파티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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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구식 모임은 싫다, 우리는 새로운 파티를 원한다. '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파티.모임 문화가 크게 번지고 있다.

이전 세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교파티나 댄스파티 등이 속속 열리고 있는 것. 이들 파티가 젊은층에 호응을 얻으면서 관련 전문회사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인 곳이 '클럽 프렌즈' . 클럽 프렌즈는 한달에 2~3번 파티와 소모임을 연다. 참석 인사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의사.외국계 회사 직원.변호사.PD 등 젊은 전문가들이 모임의 주축. 파티는 정장을 차려입고 칵테일을 들고 하는 정통파티부터 간단한 형태로 열리는 캐쥬얼파티, 그리고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하는 테마파티까지 다양한 형태로 개최된다.

보통 한달에 한번 있는 파티에 1백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든다. 클럽 프렌즈는 97년 생겼던 서울대 경영대학원 인터넷 모임인 '프렌즈' 가 모체.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는 '사교 서비스 회사' 로 모습을 바꿨다.

클럽 프렌즈 하승호 사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임 형태에 답답함을 느껴왔다" 며 "새로운 세대에는 새로운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클럽 프렌즈를 만들었다" 고 말한다.

지난 2년간 클럽 프렌즈는 43번의 파티를 열었고 연인원 5천여명이 참석했다. 회원 제도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열린 형태로 운영된다.

회원이 아니라도 인터넷에서 파티 예고를 보고 참여할 수 있는 것. 정회원은 18만원의 회비를 내고 한번 참석에 1만5천~2만5천원 정도의 회비를 낸다. 준회원은 4만~6만원의 참가비가 있다.

이와 비슷한 곳으로 '키비' '클럽 조디악' '아이드링크' 같은 곳들도 있다. 모두 한달에 한번 파티를 열고 인터넷을 통해 파티 참석자들을 모은다. 참가비 1만~3만원 정도면 참여가 가능하다.

'사교' 혹은 '파티' 라고 하면 언뜻 퇴폐의 분위기를 느끼기 쉽지만 이들 모임이 내세우는 가치관은 확고하다.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열린 모임' 을 만들겠다는 것.

실제 이들 모임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파티매너나 파티 참석준비 등을 자세히 소개해 파티 문화를 가르치는 역할도 한다. 아이드링크 같은 곳은 매주 화요일에 따로 강연회도 마련한다.

아이드링크 매니저가 그가 겪은 미국 로스쿨 경험담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교포들이 모여 한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도 벌인다.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춤과 음악에 몰두하는 파티가 이른바 테크노 파티들. 홍대앞.압구정동 등의 테크노클럽에서는 크고 작은 테크노 파티들이 수없이 열린다. 1만~3만원의 참가비만 내면 밤새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혹은 일부 언더그라운드 DJ들을 중심으로 열렸으나 지금은 전문프로덕션까지 생겨나면서 일반으로까지 즐기는 층이 확대되고 있다.

매월 테크노 파티를 개최하고 있는 '스카이플라워 프로덕션' 빈센트 성씨는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e-메일을 보내고 이들이 자유롭게 참석해 파티를 갖는다" 고 말한다.

참석 인사들은 주로 외국계 회사 직원들과 패션.사진.화랑.광고 분야의 젊은 전문가들 등. '펌프기록 프로덕션' 은 테크노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아우라 소마' 라는 파티를 계속 개최해오고 있다.

이들 파티에는 '바카디' 같은 술회사, '샤넬' 과 같은 패션회사들이 협찬을 하기도 한다. 럼주회사 바카디는 이온음료와 혼합해 테크노 파티에서 마시기에 적합한 '바카디 스포츠' 등을 만들어 이들 파티에 제공하기도 한다.

바카디 마켓팅부 박성호씨는 "한달에 두번정도는 이들 파티를 지원하고 있다" 며 "때로는 파티 기획부터 행사진행까지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고 말한다.

어쨌든 '이전과는 다르게' 모임을 즐기는 층이 생겨나고 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사실. 이들이 과연 기성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문화와 가치관까지 세워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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