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차익 노린 분양권 전매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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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 3월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면서 공사 중인 아파트들의 손바뀜이 활발하다.

특히 서울 강남.경기도 용인시 수지 등 인기지역에서는 분양된 지 얼마 안돼 50% 이상 주인이 바뀌었고 일부 아파트는 2~3차례씩 전매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1년동안 시들었던 분양 열기가 올들어 되살아나면서 분양되자마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아파트가 많아진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분양권을 팔아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가수요들이 크게 늘어 분양권 값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매가 가장 활발한 곳은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있는 서울 강남일대 대형 아파트들. 지난 6월 서울 방배동에서 분양된 현대 멤피스 아파트(49~69평형)는 전체 1백91가구 가운데 1백가구의 분양권이 전매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 3천만~4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역시 6월 역삼동에서 분양된 현대 까르띠에 아파트(60~89평형 1백37가구)도 전체의 47%인 65건이 전매됐다.

경쟁률이 7대1에 이를 정도로 분양 열기가 치열했던 점이 반영된 듯 현재 프리미엄이 66평형은 5천만원, 80평형은 7천만원(부동산114 조사)에 이른다.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분양 당시 가수요가 많아 대부분 계약 직후 전매가 이뤄졌다" 며 "최근 인기지역으로 떠오른 금호.행당동 등 한강변 재개발지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 전했다.

서울 인기지역의 대형 아파트는 분양받기만 하면 최소 3천만원의 웃돈을 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수요가 따라붙는 큰 요인이다.

그러나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분양권을 판 사람이 매매가를 터무니없이 낮게 신고하는 사례가 많아 세금포탈 논란도 예상된다.

한 때 청약열기에 들떴던 용인 수지지역도 손바뀜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지난 10월 분양한 LG빌리지 2차(7백58가구)와 3차(1천2백34가구)도 40~50%의 전매가 이뤄졌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특히 40~60평형대는 가수요자들이 분양받은 뒤 실수요자들에게 되판 거래가 많았다.

올 상반기 관심을 모았던 구리 토평지구의 삼성아파트는 전체의 27% 정도가 계약 후 주인이 바뀌었다. 이 아파트 45평형은 현재 3천만~6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특히 이제까지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던 의왕 내손지구의 경우 반도 보라아파트 1천3백26가구 가운데 5백가구가 전매돼 대단지 인기지구라는 사실을 반영했다.

반도컨설팅의 정종철 사장은 "입주때 분양권 값이 한 번 더 오르기 때문에 완공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사는 게 가장 좋다" 면서 "그러나 최근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시세가 내려가는 추세여서 분위기에 휩쓸리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고 경고했다.

황성근.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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