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천정부지’ 황금의 유혹, 참기 어렵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4일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매장에서 직원이 순금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국제 금값은 온스(금 1온스=31.1g)당 1084.9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달러의 약세와 각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금융회사들도 잇따라 금 관련 투자상품을 내놓고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금값이 이미 많이 올랐고, 환율까지 감안할 경우 당초 생각했던 수익률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금값 역대 최고치=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물 가격은 온스당 30.90달러 오른 1084.90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중앙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t의 금을 67억 달러에 매입했다. 인도 중앙은행의 금 매입 평균 단가는 온스당 1045달러였다. 앞서 IMF는 재정 강화를 위해 403t의 금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인도가 사들인 것이다.

시장 원리대로라면 금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금값은 떨어져야 정상이다. 그러나 인도에 이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금값을 끌어올렸다. 또 미국 달러화의 약세,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금값에 대한 중장기 전망도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런던금시장협회는 올해 금값을 온스당 1074달러로 예상했지만 이미 이를 넘어섰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장선호 부부장은 “금값이 꾸준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변수가 많아 기대수익률을 지나치게 높이 잡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양해진 금 테크=은행의 예금상품은 금을 직접 사는 효과가 있는 반면 금 펀드나 파생상품은 금 관련 지수 등에 간접적으로 투자한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계좌상품의 경우 0.01g 단위로 금을 사서 통장에 예치해 두고, 만기가 됐을 때 금 가격 차이만큼을 수익으로 챙기는 상품이다. 최근 1개월 사이에 금값이 많이 오른 덕분에 1개월 수익률은 8.29%로 높다. 1년 수익률도 37%에 달한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금 예금도 상품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물론 만기 시에 금을 현물로 찾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엔 4.5%의 수수료와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금값이 최소한 14.5%는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금 관련 펀드는 대개 금 관련 지수나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펀드가 많다. 예컨대 ‘KB스타골드펀드’의 경우 금 선물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금과 연관돼 있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연동예금(ELD)이나 파생결합증권(DLS) 등도 금값 상승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은행이 11일까지 판매하는 ‘금가격연동 더블찬스정기예금’은 런던금가격(GOLDLNPM)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상품으로, 가격 변동에 따라 연 4~28%의 수익률을 약속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