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쿠데타 주역 구에이 前참모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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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코트디부아르 군부 쿠데타에 성공한 로베르 구에이(58)전 참모총장이 25일 10인으로 구성된 '국민수호 국가위원회' 를 구성, 본격적인 권력 장악에 나섰다.

위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야당 정치인들에게 신정부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며 "국민의 재산보호와 민정이양을 위한 여건 조성" 을 약속했다.

군 사령관들과 정치인들은 이날 국가위원회에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쿠데타가 성공했음을 뒷받침했다.

구에이 전 참모총장은 독특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 군부 내에 많은 추종세력을 거느린 인물. 강압정치를 편 앙리 코난 베디에 대통령의 오랜 정적으로 국민 사이에서도 비교적 인기가 높은 편이다.

프랑스의 정예 생시르 군사학교를 나와 포병장교로 군생활을 시작하면서 동료들로부터 '보스' 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참모총장으로 있던 95년에는 학생시위 진압에 군을 동원한 베디에 대통령을 비난한 뒤 해임됐으며, 97년에는 쿠데타 기도설에 휘말려 전격적으로 예편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구에이는 내년 8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출마가 예상됐던 야당지도자 알라사네 콰타라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콰타라는 선거출마자격을 얻기 위해 국적 서류를 위조했다는 이유로 체포명령이 내려진 후 현재 해외망명 중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강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가 구에이의 군사 쿠데타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불법 정권탈취 행위" 라고 비난하고 나서 그의 권력장악이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축출된 베디에 대통령은 수도 아비장 인근 프랑스 해병대 기지에 머무르며 프랑스 망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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