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부채 200조 돌파 … 지난해만 43조 늘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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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부채가 213조원에 달해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08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결산서’를 3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결산 대상은 공기업 24개, 준정부기관 77개 등 101개다. 이들의 총 자산은 37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조9000억원(14.4%) 늘어났고, 부채는 같은 기간 43조4000억원(25.6%) 증가했다. 부채가 자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공기업 등 공공분야의 덩치가 계속 커지는 데 비해 효율성은 이를 좇아가지 못했다.

부채비율도 계속 높아져 127.7%에 달했다. 24개 공기업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은 47.1%에 그쳐 영업이익으로 이자의 절반도 갚지 못하고 있다.

최규연 재정부 국고국장은 “정책사업을 위해 투자를 늘리는 한편 재원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다 보니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증가했다”면서 “부채와 자산이 동시에 늘고 있어 향후 재정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익성도 신통치 못하다. 총매출은 154조원으로 전년보다 19.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53.3% 감소한 2조8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공기업의 매출액 순이익률(매출액 가운데 순이익 비중)은 0.3%에 불과해 전년(6.7%)보다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해 3조원의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하면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순이익이 오히려 전년보다 32.2% 늘었다는 입장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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